ADVERTISEMENT

전주영화제, 힘 좀 뺐어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8면

▶ 남극의 혹한지대를 배경으로 한 폐막작 ‘남극일기’.

역시 대중성이 화두다. 칸까지 몰아친 대중성의 바람은 28일부터 5월 6일까지 전주 고사동 영화의 거리에서 열리는 제6회 전주국제영화제(로고)도 피해갈 수 없었다. 12일 예매를 시작하는 올해 전주영화제의 가장 두드러진 변화가 바로 대중과의 거리 좁히기이니 말이다. 폐막작도 80억원짜리 블록버스터 상업영화 '남극일기'가 선정됐을 정도다.

올해는 국내외에서 565편이나 출품됐지만 상영 편수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100편 가까이 준 30개국의 170편(장편 104편, 단편 66편)이다. 인디영화나 실험영화 편수는 줄었지만 대중적 작품들은 늘었다.

대중적 영화에 비해 낯설지만 미학적 성취를 거뒀다고 평가받는 실험영화를 선보이는 '영화보다 낯선'섹션 상영작이 대폭 준 대신 유명 감독들의 신작과 화제작을 상영하는 '시네마스케이프'섹션과 고전 영화에서 최신작에 이르기까지 대중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영화를 소개하는 '영화궁전'섹션에 보다 집중한 것만 봐도 이를 잘 알 수 있다.

'시네마스케이프'에는 장 뤽 고다르의 '영화사-선택된 순간들', 올리버 스톤의 '피델 카스트로를 찾아서', 잉마르 베리만의 '사라방드', 부산영화제 화제작 '미치고 싶을 때'의 파티 아킨 감독이 연출한 '비전스 오브 유럽'이 포진해 있다. '영화궁전'에서는 '인크레더블'의 브래드 버드 감독의 '아이언 자이언트'(1999), 최양일 감독의 '퀼'(2004), 존 포드 감독의 '존 웨인의 도노반'(1963)을 만날 수 있다.

전주의 인기 프로그램인 심야상영 '전주-불면의 밤'은 핑크빛 영화가 많다. 하드코어 장면이 들어간 '핑크 다큐의 밤'을 비롯해 도발적인 영화를 만들었던 '켄 러셀의 밤' 등이 그것. 그러나 전주영화제만의 독특한 성격도 여전히 남아 있다.

일본의 유명한 독립영화 감독인 소마이 신지(1948~2001)의 회고전과 마그렙 특별전이 그것이다. 소마이 신지는 '담뽀뽀'의 이타미 주조 등과 함께 1980년대 일본 뉴웨이브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이번에 그의 대표작 8편이 소개된다.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영화를 소개하는 '특별전'에는 아프리카 북서부 지역인 마그렙 지역의 영화를 선보인다. 해가 지는 곳이란 뜻의 아랍어인 마그렙은 모로코와 튀니지.알제리.리비아를 가리키는 것으로, 이번 영화제에는 모로코와 튀니지 영화를 소개한다.

현재 확정된 주요 게스트로는 경쟁부문인 '디지털 스펙트럼'섹션에 심사위원으로 참가하는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거북이도 난다'의 바흐만 고바디 감독 등이 있다.

개막작은 전주영화제가 세 명의 감독에게 5000만원의 제작비를 지원해 만든 30분 분량의 디지털 영화 세편으로 이뤄진 '디지털 삼인삼색'은 개막작. 한국의 송일곤 감독과 태국의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 일본의 츠카모토 신야 감독의 작품이 소개된다. 개.폐막작 예매는 이미 끝났고 일반 예매는 12일부터 영화제 홈페이지(www.jiff.or.kf)등에서 시작한다.

안혜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