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 교외지도에 중고마다 "과민대책"|「주영형충격」이후 남교사들 움츠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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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겨울방학을 맞은 전국 대부분의 여자중·고교가「주영형교사사건」쇼크로 남자교사들의 여학생 개발면담을 금지하는등 학생교외 지도에 전래없이 과민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방학직전 남자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여학생이 찾아와도 만나지 않겠다』고 결의하는가 하면 여학생들의 머리를 쓰다듬거나 어깨를 두드리는 것도 하지않기로 했다. 또여학생을 학교 상담실이나 선도실 이외의 장소에서 만난사실이 알려질경우 교무회의에서 진상규명을 하기로 하는등 유래없는 강경조치를 하고 있다. 이같은 조치는 방학을 앞둔 지난12일께 각시·도교육감이 각급 교장들에게 교사와 학생들의 교외생활에 탈선을 빚지 말도록 대책을 세우라는 지시에 뒤따른 것이다. 그러나 일부학부모와 일선교사들은 사제간의 지나친 격리가 사랑과 신뢰로 이뤄져야할 사제간의 관계에 자칫하면 금이가게 하지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개별면담금지>
서울영등포여고의경우 방학에 앞서 교무회의를 열고 방학중 학생들과의 개별면담때는 반드시 교장의 사전승인을 받도록했다.
서울강남구 진선여고는 더욱엄해 교무실·상담실외에 음악실·체육실·미술실등에서의 개별면담이 적발될 경우 교사를 문책토록했다.
서울경기여고는 지난14일 42명의 남자교사들이 교장실에 모여 ▲여학생과의 신체접촉 ▲어깨동무 또는 손잡고 즐겁거나 슬픈감정 교환 ▲등을 두들기거나 머려를 쓰다듬는 행위 ▲음악실등 호젓한 곳에서의 개별면담 ▲「이 가시내야」등 정이담긴 언어사용등을 금지할것과 복장단정등을 다짐했다.
서울서대문구 연희여중의경우 최근 전에없던 남자교사회의를 열고 ▲여학생들의 손톱검사를 하지말고▲머리검사를 할때는 머리카락을 만지거나 등을 두들기지말 것 ▲개별면담때 너무 가깝게 앉아 얘기를 나누지 않을 것 등을 결의하기까지 했다.
이들 남자교사들은 여학생들과의 사소한 접촉도 감수성이 예민한 학생들에게는 심한 감정의 변화를 가져올수 있다며 앞으로 교사들이 혼자서 다니지않고 한조가 돼 시내 제과점·중국집을 돌며 학생들의 탈선행위를 선도키로 했다.

<집단교외지도>
서울서대문구 동명여중의 경우 지난19일 전체교사들을 2∼3명씩으로 나눠 교외지도 전담반을 편성, 방학동안에 줄곧 학생들의 교외생활을 지도토록했다.

<이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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