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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경 캠페인 '아름다운 첫 인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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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경(첫 생리)은 성인으로 입문하는 과정이다. 성 의식이 개방됐다고는 하지만 초경을 맞는 일은 여전히 부끄럽다. 부모는 당황하고 아이는 충격과 불안을 스스로 감당한다. 이런 분위기는 여성 건강 관리에 대한 인식을 소극적이고 폐쇄적으로 만든다. 초경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가 바뀌어야 하는 이유다. 중앙일보헬스미디어는 대한산부인과의사회와 함께 초경의 날(10월 20일)을 맞아 ‘아름다운 첫 인사’를 진행한다.

초경을 한 아이와 아버지가 여성 건강 관리에 대한 상담을 받고 있다. 안민지 인턴기자

초경은 여성의 몸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초경 이후부터 아이를 가질 수 있는 여건으로 변화해 간다. 동시에 여성질환의 위험에 노출된다. 여성 건강 관리와 상담·교육이 절실해진다.

외국에선 초경하면 산부인과 진료 받아

자궁경부암 예방이 그렇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자궁경부암을 비롯한 질암·외음부암·항문암을 유발하는 HPV(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을 차단한다. 백신은 HPV에 노출되지 않은 어린 나이에 접종받을수록 효과가 크다. 미국 국립암연구소저널에 따르면 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MSD)을 의무접종한 이래 자궁경부 전암 병변 3기의 발생률이 80% 감소(네덜란드 40만 여성 대상)했다. 가다실의 경우 9~13세 청소년의 접종 횟수를 종래 3회에서 2회로 줄여 접종의 번거로움을 개선했다.

 하지만 준비가 덜 돼 있다. 대부분의 여성이 아무런 준비 없이 초경을 맞는다. 각종 여성질환과 관리법에 대한 지식은 턱없이 부족하다.

 외국에서는 아이가 초경을 하면 부모와 함께 산부인과 진료·상담을 받는 것이 일상화돼 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박노준 회장은 “초경 무렵부터 내 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초경 후 6개월 안에 전문의 상담을 받고 그후 1~2년마다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1970년 ‘타이틀 X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전국 4100개 센터에서 여성암 검진, 성병 검사·치료, 올바른 피임법을 제공했다. 이 프로그램으로 미국은 암 등 여성질환을 예방하고 원치 않는 임신을 줄였다. 특히 작년 한 해만 58만6000건의 원치 않는 출산, 40만3000건의 인공 임신중절을 예방했다.

초경 인식 바꾸기 위한 축하 행사

반면 우리나라는 환경이 열악하다. 우리나라 여 중·고생 중 임신한 학생의 83.4%(2011년)가 인공 임신중절 수술을 했다는 조사 결과가 이를 말해 준다. 박노준 회장은 “초경이 점차 빨라지는데 정신적으로 준비되지 못한 상황에서 초경을 맞으면 아이는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초경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향후 여성 건강 관리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초경 캠페인 ‘아름다운 인사’는 초경을 개인의 비밀이 아닌 가족·사회적 축제로 만듦으로써 여성 건강을 증진한다는 취지다. 이달 18일 오후 5시, 63빌딩 별관 4층 라벤더로즈마리홀에서 초경을 맞을 학생과 가족을 대상으로 열린다. ‘엄마·아빠가 함께 듣는 성 이야기’ ‘아빠의 꽃 선물’, 1년 뒤 도착하는 ‘딸에게 주는 희망편지’, 동영상으로 보는 ‘초경 축하 메시지’ 등 이벤트가 마련된다.

헬스벨매거진(healthbell.co.kr), 대한산부인과의사회(wisewoman.co.kr) 사이트, ‘아름다운 첫 인사’ 공식 페이스북(facebook.com/1st.hi1020)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온라인에서는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초경 축하 사진’ 이벤트, 생리통이 심한 여학생을 대상으로 생리통치료기(우먼스트레스프리) 기증 이벤트도 진행된다. 한편 산부인과의사회는 초경 캠페인의 일환으로 초경을 맞는 아이의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생리클리닉’을 병·의원 내에 개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류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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