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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이번 시즌 목표는 4관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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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뉴시스]

"슈퍼컵도 우승하고, 리그, 컵대회, 챔피언스리그…. 다 우승해야죠."

'배구여제' 김연경(26·페네르바체)은 또 배고팠다.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고도 여전히 승리를 갈망했다. 김연경은 12년 만의 여자 배구 금메달을 이끌고 9일 밤 터키로 떠났다.

출국을 앞둔 김연경의 얼굴에는 피곤이 묻어났다. 대회가 끝나자마자 소속팀에 합류해야했기 때문이다. 그는 "일주일 정도 쉬었다. 대회 전 하고 싶은 일들을 여러 가지 계획했는데 잘 안 됐다. 자느라 친구들도 많이 못 만났다"고 했다. "가장 아쉬운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20대 여성답게 "피부과에도 못 갔다. 앞으로 몇 달 동안 못 가는데 아쉽다"고 웃음을 짓기도 했다. 김연경은 "금메달을 딴 날에도 선수들과 파티를 했는데 다들 피곤해서 서울에 가지 않고 인천에서 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인천 아시안게임은 김연경에게 많은 소득을 안겨줬다. 김연경이 주장을 맡았고, 리더로서 팀을 이끌었다. 이재영과 이다영(이상 19·선명여고) 쌍둥이 등 젊은 피들도 대거 수혈됐다. 김연경은 "대표팀이 많이 어려졌다. 후배들이 많아져서 챙길 것도 많아졌다. 이선구 감독님이 설득해서 내가 주장도 맡았다. 감독님이 항상 믿어주시고 건의하는 것도 잘 이해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내가 엄해서 후배들이 힘들었을 것이다. 주장으로서의 점수는 50점 정도다. (이)효희, (김)해란, (남)지연 언니들이 잘 이끌었다"고 말했다.

악전고투. 김연경에 이보다 더 어울리는 수식어는 없다. 긴 시즌을 치르고 대표팀에 합류해 그랑프리와 AVC컵, 아시안게임까지 치렀다. 팀의 주포로 늘 공수에서 핵이 되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보다 체력적, 정신적 부담이 컸다. 이선구 감독도 틈틈이 김연경의 체력 안배를 위해 여유가 있을 때는 교체해 줬다. 그러나 터키로 넘어간 지 하루만인 11일부터 팀 훈련에 합류해야 한다. 25일부터 정규리그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김연경은 "제대로 못 쉬어서 걱정이다. 시작하기도 전인데 힘들다. 어깨도 안 좋다. 주사도 맞았다. 하지만 팀이 중요하니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페네르바체는 올 시즌 선수구성이 많이 바뀌었다. 김연경과 미들블로커 크리스티나 바우어(프랑스)를 제외한 외국인선수가 모두 바뀌었다. V리그 최고의 외국인선수로 활약한 몬타뇨(콜롬비아)도 합류했다. 특히 이탈리아 국가대표 출신 세터 엘레노라 로비앙코(34)를 영입한 게 눈길을 끈다. 김연경은 "로비앙코가 주전을 맡을 것 같다. 공교롭게도 세터가 매년 바뀌었지만 괜찮다. 로비앙코는 뛰어난 선수다. 같이 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2012 런던 올림픽 8강 때 내가 이겼으니 텃세를 좀 부려야겠다"고 웃었다.

페네르바체는 지난해 챔피언스리그보다 한 단계 아래인 CEV컵에서 우승했지만 리그와 컵에서는 준우승에 그쳤다. 김연경은 "컵 대회와 리그 우승팀이 맞붙는 슈퍼컵이 21일 열린다. 바키방크가 모두 우승해 리그 2위 페네르바체가 출전한다. 꼭 이기고 싶다. 뿐만 아니라 리그도 컵 대회도 챔피언스리그도 모두 우승하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인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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