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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규 사랑도 덩크슛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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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김종규는 타고난 체격 조건에 지독한 훈련을 더해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덩크슛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게 됐다. 김종규가 이란과의 인천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호쾌한 덩크슛을 터뜨리고 있다. [뉴시스]

프로농구 2년차 센터 김종규(23·LG)에게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여운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는 지난 3일 결승전에서 2m19㎝의 거구인 이란 센터 하메드 하다디(29)를 온 몸으로 막아내면서도 우리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17점을 올렸다. 격렬한 몸싸움 때문에 온 몸에 할퀸 상처가 선명했지만 김종규는 “해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후 김종규는 많은 축하를 받았다. 결승전 직후 카카오톡 메시지만 250통 이상 받았고, 부재중 전화도 수백 통 왔단다. 예쁜 사랑도 하게 됐다. 지인의 소개로 알고 지내던 한 살 연하의 대학생과 교제를 시작했다. 김종규는 “아시안게임 준비하면서 힘들 때마다 힘이 됐던 친구다. 그러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낸 뒤에 그 친구가 먼저 내게 고백해왔다. 정말 고마웠다. 내 이상형이었던 그 친구에게 앞으로 잘 하고 싶다”고 했다.

 김종규는 부모(아버지 1m88㎝, 어머니 1m70㎝)로부터 물려받은 체격이 남달랐다. 중학교 3학년 때 키가 1m95㎝였다. 더 남다른 점은 큰 키에도 스피드와 외곽슛 능력을 갖춘 것이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김종규를 가르친 박주현 코치(현 분당경영고 코치)는 그가 다양한 능력을 지닌 선수로 성장하는 데 밑바탕이 된 지도자다. 김종규는 “선생님은 나를 센터가 아닌 포워드로 뛰게 하셨다. 골밑에만 있지 않고 다양한 위치에서 드리블을 하고, 슛을 하도록 시켰다. 그런 경험들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피나는 노력도 더해졌다. 그는 “고등학교 때 농구를 더 잘 하고 싶어 밤새 농구공을 던진 적도 있다. 체육관에서 자는 날도 많았다”고 했다.

 그렇게 탄생한 게 김종규의 트레이드마크인 덩크슛이다. 지난달 3일 스페인 농구월드컵 슬로베니아전에서는 림을 맞고 나온 공을 리바운드한 뒤 자신보다 체격 좋은 상대 선수들 앞에서 덩크로 연결해 관중의 탄성을 끌어냈다. “중3 때 처음 덩크슛을 성공했다. 고교 때부터는 원핸드 덩크슛도 자유자재로 했다”는 김종규는 “남들은 느껴보지 못하는 짜릿함을 주는 게 덩크슛”이라고 설명했다.

 김종규는 대학 시절 김민구(23·KCC), 두경민(23·동부)과 함께 ‘경희대 3인방’으로 불리며 각종 대회를 석권했다. 잇단 우승 경험을 통해 김종규는 “어떤 상황에서도 이길 수 있겠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배웠다”고 말했다. 김종규는 프로 무대에 데뷔한 지난 시즌 평균 10.7점을 기록해 LG의 첫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그는 “최부영(경희대)·김진(LG)·유재학(국가대표) 감독님 같이 좋은 지도자들을 만나 농구에 대해 제대로 배운 것만으로도 난 복이 많다”고 했다.

 11일 개막하는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도 김종규에 대한 농구계의 기대는 크다. 유재학(51) 모비스 감독은 “농구에 눈을 떴다. 이번 시즌에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규의 목표는 지난 시즌 이루지 못한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다. “ 통합우승을 하지 못해 무척 아쉬웠다. 올해는 꼭 통합우승을 하고 싶다”고 소망을 밝힌 김종규는 “대표팀에서 ‘농구 많이 늘었다’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 새 시즌에도 계속 듣고 싶다”고 했다.

김지한 기자

◆덩크슛 전문가 김종규

-생년월일 : 1991년 7월 3일 -체격 : 2m7㎝ 95㎏
-출신교 : 성남초-성남중-낙생고-경희대
-수상 : 2013~2014 프로농구 신인상
-별명 : 기린
-취미 : 영화·드라마 보기
-보물 1호 : 아시안게임 금메달
-롤 모델 : 김주성(동부)
-좌우명 : 자기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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