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층 제2롯데월드 화재 대피에 63분 걸려…5분 골든타임 12배 초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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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층(555m)짜리 제2롯데월드에서 화재 등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피난용 승강기를 타고도 저층부에 도달하려면 63분이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별 피난 계단을 이용하면 118분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임수경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8일 소방방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제2롯데월드에서 화재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골든타임' 확보가 가능한지 의문을 제기했다.

임 의원은 "롯데측은 골든타임(5분 이내)에 거주자들이 안전한 특별안전구역에 도달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고 하지만 102층에 설치돼 있는 안전구역으로 대피한 1700여명(수용가능 인원)이 4대의 피난용 승강기를 이용해 저층부까지 도달할 수 있는 시간은 63분이 소요된다"며 "승강기 정지 등으로 특별피난계단을 이용하면 118분 소요된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2001년 미국에서 9·11 테러가 발생했을 당시에 세계무역센터의 제2타워는 45분 만에 붕괴했고, 제1타워는 1시간 45분 만에 붕괴한 사례를 보면 제2롯데월드는 과연 충분한 안전대피 시간이 확보됐는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임 의원은 또 국내에서 공사 중인 건물을 포함해 109개의 초고층 건축물이 있는데 초고층 건물 화재 때 적정한 골든타임 가이드라인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초고층 건물은 지진·화재 등 재난 발생 시에 인명 대피와 탈출에 걸림돌이 많으니 각 건물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적정한 골든타임 확보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이를 토대로 철저한 관리와 점검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세정 기자 z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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