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외환 공조체제' 다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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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외환시장이 흔들릴 때 긴급 대응하기 위한 한국.중국.일본의 공조 체제가 더욱 탄탄하게 짜인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와 후쿠이 도시히코(福井俊彦) 일본은행 총재는 27일 한은에서 30억 달러 규모의 원화와 엔화 간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 또 박 총재와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20억 달러 규모였던 기존의 원화와 위안화 간 스와프 계약을 40억 달러로 늘리기로 합의했다. 통화 스와프는 갑자기 외환이 부족한 사태 등이 올 때 두 나라가 통화를 서로 맞바꿔 부족분을 메우는 것을 말한다.

한국.일본의 스와프는 양국 통화끼리 이뤄지는 첫 계약이다. 일본과 맺은 기존의 통화 스와프 계약은 원화.달러화가 대상이었다. 또 외환위기처럼 막바지에 몰릴 때 일본에서 일방적으로 20억 달러를 지원하는 내용이었다. 그것도 대부분을 국제통화기금(IMF)의 프로그램에 따라 써야 할 정도로 용도가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계약은 이런 간섭없이 양국이 시장안정을 위해 합의만 하면 언제든 돈을 쓸 수 있도록 했다. 한은 관계자는 "예컨대 폐쇄된 원.엔 직거래 시장이 열릴 경우 외환시장 안정용으로도 스와프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은 스와프 규모를 기존의 20억 달러에서 두 배로 늘리고, IMF 프로그램과 연계하지 않고 자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스와프 비율을 전체의 10%에서 20%로 높였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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