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포용정책 이해하나 인권 문제는 제기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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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명문대 교수를 하다 북한 인권 문제에 뛰어든 이유는.

"1970년대 가난한 한국에서 온 이민자의 자식으로 출발해 명문대 교수직에 오르는'아메리칸 드림'을 이뤘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존중하는 미국이란 나라의 환경 덕으로 생각한다. 북한 주민도 그런 자유를 누려야 한다고 생각했고, 내가 받은 만큼 그들을 도와야 한다고 느꼈다."

-하지만 인권분야에 활동 경험이 없다는 지적이 있다.

"캔자스주에서 고교를 다닐 때 '교내 국제인권헌장'제정을 주도했다. 동양계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을 느껴서였다. 보수적인 교장은 '공산당의 영향을 받은 행동'이라며 말렸지만 '우리에겐 헌장을 만들 법적인 권리가 있다'고 반박해 뜻을 이뤘다. 그때부터 인권은 늘 내게 중요한 관심사가 됐다."

-북한 인권 문제 거론을 꺼리는 한국 정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한국 정부가 이 문제에 얼마나 민감한(sensitive)지 알며 그들의 딜레마를 이해한다. 한국의 대북 포용정책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포용을 하더라도 인권 문제는 제기해야 한다고 본다. 북한과 대화하면서 인권 문제도 의제로 올리길 바란다. 하지만 프리덤 하우스는 한국 정부의 정책 결정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미국의 대표적인 인권단체가 한국계 미국인을 북한국장에 임명한 배경이 궁금하다.

"특별히 한국계를 쓰겠다는 의도에서 선발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단지 남북한 모두와 대화할 수 있고 남북한의 정치.문화를 이해하는 인물을 고르다 보니 내가 들어맞았기 때문이다."

구씨는 초등학교 2학년 때 회사원이던 아버지를 따라 미국에 이민갔다. 하버드대 학사, 영국의 런던정치 경제대 석사를 거쳐 존스홉킨스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고 2002년부터 브라운대 교수로 재직해 오다 이달 초 프리덤 하우스 북한국장에 임명됐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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