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 부재에 체력도 열세| 나친 강훈탓…고장 잦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한국여자배구의 근본적인 재건이 시급하다. 「체력열세」「거포부재」가 어제오늘에 대두된 문제는 아니지만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제3회 월드컵여자배구에서 치욕적인 3연패는 바로 한국여자배구의 현실을 단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더우기 구기종목사상 7년 몬트리올올림픽에서 첫 동메달의 영예를 안았던 한국여자배구가 지난달 멕시코 제2회 세계여자주니어선수권대회 2연패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당한 굴욕이어서 충격 또한 큰 것이다.
1, 2회 대회 3위 팀인 한국은 앞으로 소련·브라질·불가리아·쿠바 등과의 경기를 남기고 있는데 브라질·불가리아에는 승리가 예상되고 소련과는 호각이어서 겨우 5위 권을 목표로 하는 설움을 당하고 있다.
세계여자주니어선수권대회이긴 하지만 2연패의 영예를 차지한 송세영 사령탑(태광산업 감독)은 『한국여자배구의 거포부재는 한마디로 국민학교 시절부터 지나치게 승부에 집착, 오픈공격보다는 속공 등 트릭플레이에 주력하는 풍토에서 기인하는 것이다』고 단정하고 최소한 중학까지는 변칙플레이를 못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또 배구협회 주치의인 하권익 박사(경찰병원정형외과 과장)도 『한국여자배구선수들이 조로한 것은 기초체력이 제대로 안 된 어릴 때부터 지나치게 스파르타식 강훈을 실시, 관절이나 근육이 일찍 고장나기 때문이다』고 강조하고 「선 체력·후 기술」의 연습방법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몬트리올올림픽 때 여자대표팀 감독이었던 김영수씨(대신고교장)도 『실업배구는 정신력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는뎨 체력의 뒷받침이 되지 않는 정신력은 무의미하다. 어릴 때부터 체력과 기초를 다지는 것이 급선무다. 한국여자배구의 주무기인 속공도 거포가 있어야 빛을 발휘할 수 있다』고 얘기한다. <임병xxo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