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이창호는 중(中)의 이치에 익숙한 걸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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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32강 본선 C조 3라운드>
○·박정환 9단 ●·이창호 9단

제1보(1~16)=한국 랭킹 1위 박정환(21) 9단과 1990~2005년 부동의 세계 1위 이창호(39) 9단이 만났다. 두 기사 모두 스웨에게 패해 리그 전적 1승1패. 승자가 16강에 오른다.

 1~5. 두 기사의 취향이 다르다. 화점은 세력 지향이고 소목은 실리 지향이다. 흑은 세력과 실리를 조화시키겠다는 의도겠다.

 맞바둑에서 화점은 역사가 짧다. 19세기 말부터 두어졌다. 소목은 이미 17세기에는 널리 애용됐다. 화점의 장점은 발 빠른 포석. 한 수로 귀를 차지한 다음 변으로 전개하는 것이 요결(要訣)이다.

 우상귀 6 날일자 걸침이 최근 10년의 유행이다. 예전에는 ‘참고도’ 우변 1을 많이 두었다. 아마추어에게 권하는 수법으로 아래 위 벌릴 여지를 남겨두자는 이치다.

 ‘참고도’ 1~7은 한 때 유행한 포석. 꼭 이리 두어야 한다는 이치는 없다. 70년대엔 우상 5에 대해서도 흑은 a에 받곤 했으나 요즘엔 그렇지 않다. 귀보다 변을 중시한다. 7 다음은 b일까 c일까. 알 수 없다. 초반엔 손을 턱 뻗어서 손이 나가는 곳에 두어도 좋다.

 실전을 보자. 협공으로는 7이 아니라 급한 A나 느슨한 B를 많이들 둔다. 이창호는 두칸협공을 즐긴다. 7은 A와 B의 중간 자리. 이 9단은 중(中)에 익숙한 걸까.

문용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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