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이공항에 호텔신라 매장 … '면세점 한류' 불 댕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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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문을 연 신라면세점 화장품·향수 매장. 호텔신라는 2020년 9월까지 6년간 운영권을 공개 입찰을 통해 획득했다. [사진 호텔신라]

호텔신라가 ‘면세점 한류’를 본격화했다. 호텔신라는 1일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110개 브랜드로 화장품·향수 면세점 매장의 영업을 우선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리모델링 공사가 마무리되는 내년 2월에는 아시아지역 공항면세점 중 최다인 190여 개 브랜드의 화장품·향수를 판매한다. 창이국제공항 면세점의 매출 규모는 세계 4위다. 2017년 창이공항 제4터미널이 완공되면 신라면세점의 화장품·향수 매장은 더 커진다. 호텔신라는 2020년 9월까지 6년간 창이공항 면세점 화장품·향수 매장 운영권을 확보하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 보테가베네타·프라다 등 해외 패션명품 매장과 시계 편집매장인 ‘메종 드 크로노스’도 운영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올 1월 창이공항 1~3터미널의 19개 화장품·향수 면세점 매장(약 5575㎡) 운영권을 공개 입찰을 통해 획득했다. 국내 면세점 업체가 해외에서 낙찰받은 사업권 중 가장 큰 규모다. 2012년에만 총 3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매장이다. 내년 예상 매출액은 6000억원이다. 지난해 호텔신라 면세점 전체 매출이 약 2조원이었는데 싱가포르에서 6000억원의 추가 매출을 올리게 되면서 ‘글로벌 3대 면세점’에 한발 다가서게 됐다. 현재 신라면세점은 세계 7위다.

 면세점은 호텔신라의 주요 성장동력이다. 면세점과 호텔의 매출 비중이 9대 1 정도다. 호텔신라는 이번 면세점 개장을 계기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더욱 힘을 쏟을 계획이다.

 국내 업체의 ‘화장품 한류’도 창이공항점 진출에 날개를 달아줬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국내 화장품 브랜드와 동반진출을 통해 한류 문화 확산에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2월에 1~3 터미널 전체 매장을 열 때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국내 화장품 브랜드를 입점시켜 창이국제공항 면세점을 인천국제공항에 이은 ‘제 2의 K-코스메틱 쇼핑 허브’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한류를 활용해 한국 중소·중견업체 화장품을 입점하겠다고 제시한 것이 창이공항 사업권을 따내는데도 큰 역할을 했다.

 차정호 호텔신라 부사장(면세유통사업부장)은 “인천국제공항에서 화장품·향수 면세점을 운영한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겠다”며 “품격있는 서비스로 창이국제공항을 한류 상품의 전진기지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구희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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