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작업하는데…'가스 살포한다' 北 선수단 훈련 중단 해프닝

중앙일보

입력

 
오늘(29일) 오후 한국 축구단과 준결승전을 펼치는 북한 여자축구 선수단이 방역작업에 놀라 연습을 중단하는 해프닝이 벌여졌다.

29일 한국건설기술교육원 등에 따르면 북한 여자축구선수단은 지난 28일 오후 4시 30분부터 교육원 축구장에서 훈련을 했다. 이 축구장은 북한 여자축구단의 공식 훈련시설이 아닌 몰디브와 인도, 태국팀의 전용 훈련장이다. 하지만 천연잔디가 깔려있는 등 시설이 좋고 선수촌과 가까워 북한 선수단도 자주 이용하는 곳이다.

훈련을 시작한 지 30분 정도 지났을 무렵 하얀 연기가 훈련장 안으로 들어왔다. 매캐한 냄새에 놀란 북한 축구단 임원들은 당장 선수들을 철수시켰다. 교육원에도 "훈련 중에 가스를 살포했다"며 항의했다.

교육원이 파악한 결과 하얀색 연기의 정체는 방역차량이였다. '주변에 모기가 많다'는 주민들의 민원을 받은 남동구청 보건소가 방역 작업을 한 것이다.

교육원 측은 북한 선수단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북한 선수단도 멋쩍어하며 10분 만에 훈련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원 관계자는 "방역작업은 교육원 바깥에서 이뤄졌지만 갑자기 하얀 연기가 훈련장으로 들어오자 북한 선수단이 당황한 것 같다"며 "상황을 설명하자 다시 예정시간인 오후 6시까지 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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