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승착 101 … 감각과 수읽기의 조화(調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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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32강 본선 C조 2라운드>
○·이창호 9단 ●·스웨 9단

제11보(95~101)=어제 본 95, 96을 다시 봤다. 이젠 흑 대마를 백A로 막아도 흑B~흑F까지 한 집을 낸다. 다시 흑G 두면 두 집을 낼 수 있다. 흑 대마의 삶이 보장됐다. 초점이 좁혀졌다. 하변 흑 타개 여부에 승부가 걸렸다.

97~101는 앞뒤가 연관된 수순. 98을 100에 서면 흑이 98 젖혀 쉽게 살 수 있다. 100도 절대다. 안 두면 흑100, 백H, 흑I 끊겨서 백이 곤란하다.

 101 끼움이 노림이자 승착이었다. ‘참고도1’의 1로 받으면 어떤가. 2~7이 기다린다(7=이음). 다음 진행은 ‘참고도2’다. 1, 2 교환으로 백은 포도송이가 된다. 포도송이는 우형(愚形)의 표본. 뭉친 돌이라 커지기만 했지 쓸모는 없다.

 ‘참고도2’ 3 붙임이 유명한 맥점으로 뒤이은 수순이다. 이후 백A~흑D 수순으로 백이 잡힌다. 백a 반발이 있어야 하는데… 여기선 잘 안 된다. 백a~흑d까지 백이 양단수를 당한다. 실전 101을 미리 찔러둔 효과다.

 101은 참고도 수순을 내다본 묘수로 이처럼 돌의 간격을 찌르는 자리는 많은 경우 급소다. 되던 안 되던 감각적인데 물론 검증은 수읽기로 해야 한다. 감각과 수읽기가 조화를 이룬 장면이다. 천하의 이창호도 이런 수를 당하는가, 승부 세계 아픈 순간이다.

문용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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