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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룡 IBS단장, 톰슨로이터의 첫 한국인 노벨상 후보로 꼽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유룡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물질 및 화학반응연구단장(KAIST 화학과 특훈교수)이 25일 세계적인 학술정보서비스회사 톰슨로이터가 선정한 올해의 노벨상 수상 후보(Thomson Reuters Citation Laureates, 화학분야)로 꼽혔다. 이 회사는 세계 최대 학술 데이터베이스인 ‘웹 오브 사이언스(Web of Science)’ 자료를 기초로 매년 유력한 노벨상 후보를 예측해 발표해 왔다.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이 명단 과학 분야에 이름을 올린 156명 가운데 25명이 실제 노벨상을 받았다. 국내 연구자가 톰슨로이터의 노벨상 수상 후보로 꼽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 단장은 톰슨로이터가 화학분야에서 선정한 세 개 주제 가운데 기능성 메조다공성물질 디자인 관련 연구로 노벨상 후보로 선정됐다. 사우디아라비아 석유회사 아람코의 최고 기술책임자(CTO) 찰스 크레스지,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UC산타바바라)대의 게일런 스터키 교수와 함께다.

유 단장은 지름 2∼50nm 크기의 구멍으로 이루어진 나노다공성물질(메조다공성실리카)을 거푸집으로 이용해 새 나노구조 물질을 합성하는 나노주형합성법을 창안했다. 이를 이용해 1999년 나노구멍이 규칙적으로 배열된 탄소를 세계 최초로 합성했다. ‘KAIST에서 만든 탄소 나노구조물(carbon mesostructured by KAIST)’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탄소나노 벌집은 현재도 학계에서 ‘CMK’란 고유명사로 통용되고 있다. 2006년 이후에 제올라이트 골격으로 이루어진 메조다공성 물질 합성 방법을 개발해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잇달아 논문을 게재했다.
기능성 메조다공성 물질의 설계에 관한 그의 연구 논문은 그간 총 1만9800번이 넘게 인용됐다. 1000번 이상 인용된 논문만 3편이다. 분야별 피인용 횟수 상위 1%에 속하는 논문(Highly Cited Papers)도 12편이나 된다. 2013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마틴 카플러스(7편)ㆍ아리 워셜(9편)보다도 많은 숫자다.

유 단장은 서울대 공업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물리화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하지만 귀국후 무기화학을 독자적으로 연구해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대가가 됐다. 2011년 유네스코와 IUPAC는 그를 ‘세계 화학자 100인’ 중 1인으로 선정했고, 같은 해 12월 ‘사이언스’는 유 단장의 ‘특수 설계된 나노구조 유도 물질을 이용한 규칙적 위계나노다공성 제올라이트 합성’ 연구를 ‘올해 10대 연구과학기술 성과’로 뽑았다.

유 단장은 이런 공로로 2010년 ‘제올라이트 분야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브렉상을 받았다. 앞서 2005년에는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을 수상했다. 2007년 대한민국 국가과학자로 선정됐고 2012년부터 IBS의 나노물질 및 화학반응연구단장을 맡아 연구를 이끌고 있다.

◇유룡 단장은=1955년 경기 화성에서 태어나 77년 서울대 공업화학과를 졸업했다. 79년 KAIST 화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86년 스탠퍼드대학교 화학과에서 ‘제올라이트에 담지된 백금클러스터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김한별 기자 idst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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