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난 해소로 지역상권 살리기 … 갓길 동전주차기 내년부터 도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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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갓길 주차 시스템인 코인주차기. 동전을 넣어 필요한 시간만큼 결제하는 방식이다. [중앙포토]

미국식 갓길 주차 시스템인 코인(동전)주차기가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된다. 고질적인 주차난을 해소해 지역상권을 살리자는 취지에서다. 국토교통부는 24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주차난 완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내년 세종시의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전통시장이나 상업지구 갓길에 코인주차기가 설치된다. 코인주차기는 운전자가 필요한 주차시간만큼 요금을 미리 동전으로 결제할 수 있는 기계다. 미국을 비롯해 유럽·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보편화돼 있다. 30분~1시간 정도의 짧은 시간에 장을 보거나 은행업무를 처리하려는 운전자가 많다는 판단에서 도입을 결정했다. 국토부는 운전자의 편의를 위해 동전 대신 교통카드 결제가 가능한 기계를 설치할 계획이다. 또 요금을 내지 않는 일을 막기 위해 주차구역 바닥에 주차시간을 감지하는 센서를 설치하기로 했다.

 공영주차장도 크게 늘어난다. 일단 내년 전국 10개 시·도에 공영주차장 25곳이 새로 생긴다. 주차장 조성 비용은 국토부와 지방자체단체가 절반씩 부담한다. 내년 설치될 주차장을 위해서는 221억원의 국비가 지원된다. 비합리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공영주차장 요금체계도 올해 말부터 개선한다. 지금은 30분 단위로 요금(1000원)을 매기기 때문에 10분만 주차해도 1000원을 내야 한다. 국토부는 이런 맹점을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는 요금을 5분 단위로 부과하기로 했다. 5분 이내는 무료, 5~10분은 200원으로 오르다가 30분을 채웠을 때 1000원을 매기는 방식이다.

 주택가의 주차공간 부족 해결을 위한 대책도 마련됐다. 공공청사·은행·교회 주차장을 활용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공공청사·은행이 야간이나 휴일에, 교회가 평일에 지역민에게 주차장을 개방할 경우 주차장 시설 개선 비용을 지원한다. 주차빌딩(건물의 70% 이상이 주차장인 건물)에 주거시설 설치도 허용했다. 주차빌딩이 주택가에 보다 쉽게 들어설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주차빌딩에 포함할 수 있는 시설이 상업용도로 제한돼 있어 주택가에 주차빌딩을 세우기 어렵다는 민원을 받아들인 조치다.

세종=이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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