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형 보험 잘 나가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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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알루미늄 제조회사에 다니는 이모(36)씨는 최근 삼성화재의 통합보험인 '슈퍼보험'에 가입했다. 그는 자신뿐 아니라 아내와 두 자녀까지 함께 보장받을 수 있다는 말에 보험에 가입했다. 그는 "가장인 나부터 보장해 놓고 필요할 때 언제든지 가족에 대해 거의 대부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온 가족이, 모든 보장을, 하나의 보험으로 받을 수 있는 통합형 보험이 인기를 끌고 있다.

통합형 보험은 한 번 가입으로 본인뿐 아니라 아내 또는 남편과 자녀에 대해 질병.상해.화재.자동차 등 거의 모든 보장을 받을 수 있는 신종 상품이다. 우리나라 4인 가족의 경우 평균 4~5건의 보험에 가입해 있는데 이 중 대부분이 자동차.운전자.종신.암.자녀 보험 등에 가입돼 있다는 점에 착안해 이를 한데 묶은 상품이다.

통합형 보험은 2003년 말 삼성화재가 처음 내놓은 뒤 최근까지 6개 손해보험사가 선보였으며 교보.대한 등 생명보험사도 잇따라 통합형 보험을 내놓고 있다. 손해보험 상품은 자동차.질병.화재 등 다양한 보장을 해주는 반면, 생명보험은 사람과 관련된 질병.상해 등에 대해 폭넓게 보장을 해준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삼성.현대.LG.동부.신동아.동양 등 6개 손보사의 통합형 보험은 4월 말 현재 33만7988건 판매됐으며 지금까지 총 보험료는 2043억원이었다. 특히 2203년 12월 선보인 삼성화재의 슈퍼보험은 올 4월 말까지 계약건수 18만4000건, 수입보험료 118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생명보험 업계에서도 통합형 보험의 인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통합형 보험 상품인 '교보 어카운트 보험'을 선보인 교보생명은 첫날 판매 건수가 20건이었지만 출시 5일 만에 하루 판매건수가 10배 수준인 220건으로 늘었다. 김성수 교보생명 상품마케팅팀장은 "현재 전체 판매상품이 35종인 것을 고려하면 통합형 상품이 매우 잘 팔리고 있는 것"이라며 "조만간 통합형 상품이 전체 상품 판매의 10%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통합형 보험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편리함과 경제성 때문이다.

개별 보험 상품의 경우 고객이 필요한 보장을 받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보험료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자녀 의료비를 담보로 원할 경우 월 5000원(순수 보장성 담보) 정도만 부담하면 되는데, 자녀 의료비만을 보장하는 순수 보장성 상품을 찾기 힘들다.

따라서 고객은 중복되고 불필요한 여러 특약이 부가된 상품에 가입해야 하기 때문에 최소 3만~4만원 정도의 보험료를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통합형 보험료는 이러한 불필요한 부담 없이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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