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수출 싸고 미·일 티격태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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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남아도는 쌀의 수출을 둘러싸고 미국과 일본간에 마찰이 생기고 있다.
일본이 정부보조에 의한 덤핑수출을 하는 바람에 미국의 쌀 농가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올해 쌀 농사는 세계적으로 호조인데다가 특히 미국은 사상 최대의 풍년을 이뤄 쌀 처리문제 때문에 고민이 대단하다.
미국은 작부면 적의 확대와 단위면적 당 생산성 향상으로 올해 벼 생산량을 8백5만t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것은 작년보다 약 22%, 1백47만t이 더 많은 양이다.
그런데 다른 나라들도 풍년이어서 수출은 오히려 줄어들게 됐다.
미국 농무성은 쌀 재고가 내년 7월쯤이면 금년 7월에 비해 2.4배가되는 2백27만t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에는 냉해로 흉작을 면치 못한 한국에서 수입을 많이 해줘 미국 쌀 농가들은 수지를 맞출 수가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달라져 수출시장이 줄어들었다.
줄어든 수출시장을 놓고 미국과 일본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일본은 79년에 93만t, 80년 71만t의 쌀을 수출했고 올해도 이미 60만t의 수출계약을 끝내놓고 있다.
일본을 쌀 수출에 관해 미국과 협의해서 한다는 협약을 맺고있으며 80년 4월에는 80∼83년간 일본의 쌀 수출량을 합계 1백60만t(연간 40만t)으로 제한하기로 합의를 본 바 있다.
작년과 금년도의 실적은 이미 연간한도를 넘었다.
미국 측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는 것은 일본의 쌀 수출량 급증보다도 정부보조에 의한 덤핑수출이다.
일본정부는 농가들로부터 t당 약30만 엔(약 90만원)씩 사들여서 그것을 10만 엔의 싼값으로 수출하고 있다.
수매가격의 3분의 1이다. 그 차이는 정부가 보조한다.
미국 측은 일본의 이러한 덤핑수출이 시장을 교란시키고 미국농민들에게 큰 타격을 준다고 항의하고 있다.
일본의 쌀 덤핑수출은 금년 초 미국하원에서 공청회까지 열려 문제로 다루어진 일이 있다.
미일간의 쌀 수출갈등은 오는 14, 15일 이틀간 동경에서 정기협의회에서 본격적으로 표면화 될 전망이다.<동경=신성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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