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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쓰지 않는 튀김기 … 이런 게 스마트 가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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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노타 CEO

“소비자는 스마트 기술이 더 발전한다고 행복해하지 않아요. 진짜 원하는건 웰빙 라이프죠.”

 모든 전자업체가 ‘스마트’를 외치지만 필립스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가전제품이나 모바일 기기가 똑똑해져도 정작 소비자 개인에게 만족감을 주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 5일 독일 ‘유럽가전전시회(IFA 2014)’에서 만난 피터 노타(50) 필립스 소비자라이프스타일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스마트폰이든 스마트홈이든 자기에게 맞는 기술을 체험한뒤 삶이 풍요로워진다고 느껴야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른바 ‘의미있는 혁신(meanignful innovation)’론이다. 네덜란드 기업인 필립스는 1891년 창립이래 유럽의 가전 명가로 꼽혀왔다. 축구명문 ‘PSV(필립스 스포츠 연합)아인트호벤’을 창단한 기업이기도 하다. 척박한 자연을 극복하며 살아남은 민족성답게 필립스는 지난 123년 동안 생존을 위해 변신을 거듭했다. 2012년, 경쟁우위가 없다고 판단한 TV사업을 분리해 버린게 좋은 예다. 이제 필립스의 차세대 동력은 ‘헬스케어 생활가전’과 ‘조명’이다.

 노타 대표는 이번 IFA의 핵심 화두를 ‘연결성’으로 꼽는다. 업계 전반에 부는 스마트홈 트렌드를 인정한 것이다.

  실제 필립스의 진동칫솔은 태블릿PC 등과 연결돼 입속 어느 부분이 덜 닦였는지, 어느 정도 더 닦아야 하는지를 재미있는 애니메이션 화면과 함께 보여준다. 면도 경험치를 데이터로 만들어 면도 습관을 바로잡아 주고 가장 어울리는 면도 패턴을 잡아주기도 한다. 스마트 전구 ‘휴(Hue)’는 스마트폰으로 1600만 가지 색을 바꿔가며 분위기를 자유롭게 연출할 수 있는 발광다이오드(LED) 전구다.

그러나 노타 대표는 “연결성의 핵심은 정보기술(IT)이 아니라 그 고객이 가장 원하는 서비스를 적절한 시점과 장소에서 연결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보면 기름이 아닌 공기로 음식을 튀겨주는 ‘에어프라이어’, 머리카락에 따라 바람의 온도가 조절되는 ‘헤어드라이기’도 사용자 건강을 지켜주는 ‘똑똑한’ 가전이다. 그는 오히려 “획일적이고 과도한 연결을 지양한다”며 “고객 정보와 보안을 최우선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노타 대표는 한국을 “헬스&웰빙 가전 트렌드를 선도하는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눈높이가 높은 한국 소비자에게 반응이 좋고 삼성·LG와 경쟁해 성공한 제품은 ‘글로벌 최고’로 입증되는 특별한 곳”라는 설명이다.

 일례로 한국 시장의 요구로 선보인 브러쉬 장착 면도기(‘영킷’)는 미국, 유럽에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그는 “한국은 남녀 모두 뷰티(미용)에 매우 관심이 높고 몸에 좋은 음식, 건강한 삶에 대한 욕구가 어느 나라보다 높다”며 흥미로워했다. 필립스의 에어프라이어는 한국 저지방 튀김기 시장에서 1위고 남성용 클렌징 기기인 ‘비자퓨어맨’ 역시 출시 한달동안 여성용보다 7배나 많이 팔렸다. 가장 고가제품인 음파칫솔 역시 진동칫솔 시장에서 50%이상을 차지한다. 노타 대표는 “한국에서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하고 있고 에어프라이어와 음파칫솔, 면도기, 진동클렌저 등의 반응이 좋다”며 “오는 10월 핑크빛 구강세정기(‘에어플로스’)를 비롯해 연말에는 더 혁신적인 미용제품을 한국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를린=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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