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뤼도수상의 방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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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피에르·트뤼도」수상의 방한은 한국-캐나다 교류 백년사에 큰 획을 긋는 경사로 꼽을만하다.
우리의 기억속에 「다정한 친구」로 남아있는「스코필드」박사의 나라인 캐나다와 한국의 정신적·문화적 접촉의 역사는 한미수교와 연치를 같이하지만 두나라의 최고지도자가 직접 대면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같이 수출을 주무기로 경제성장을 하는 나라는 흔히 특정한 외국과의 친소관계를 교역운이라는 가친적인 숫자로 측정하는 습관에 갖는다.
80년의 경우 한국의 대캐다다 수출은 3억4천3백40만 달러로 총수출액의 2%를 차지했고, 캐나다로 부터의 수입은 3억7천6백70만 달러로 총수입의 1·6%를 기록했다. 비율로 보면 변변챦은 교역 상대 같지만 수출·수입 모두 9위를 차지한다.
캐나다는 면적이 한반도의 45배나되는 나라로 천연자원은 한마디로「무진장」이다. 자원빈국인 한국이 캐나다의 유연탄· 동·우라늄·펄프·유황·아연 등 천연자윈의 합작개발에 구체적인 관심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캐나다쪽에서도 기계류·전자·자동차·선박용부품에서 우리의 중소기업과 합작투자를 하는데 흥미를 보여 80년대를 롱해 두나라의 경제협력의 폭은 크게 넓어질 전망이다.
이런 경제적인 이유에서도「트뤼도」수상의 방한은 시기적절한 것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보객을 반기는 우리의 마음가짐은 경제적인 이득을 위한 것 만일 수는 없다.
캐나다는 6·25 참전국의 하나로 5백16명의 캐나다 젊은이들이 한국의 산야에서 산화했다. 이렇게 우리는 캐나다 국민에게 역사의 빚을 지고 있다.
친선을「오늘」로 돌려보면 한국과 캐나다는 북괴와 소련의 위협에 직접 노출된 대간양국가로서 공동의 우방인 미국에 나라의 안전보장을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졌다.
캐나다는「나토」의 주요 회윈국이다. 미국의 세계전략이 극동과 서구, 그리고 북미를 한줄에 연결 시키고 있는 만큼 한국과 캐나다 두나라의 각각의 안보가 상호무관하지가 않다.
캐나다는 나라자체로서도 국제무대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여 7개 선진국 그룹에 든다. 특히「트뤼도」수상 개인은 그의 지성과 매력있는 스타일로 해서 세계적인 지도자의 한사람이다.
이런 사실은 경제관계를 떠나서도 한국과 캐나다가 우호·헙력관계를 더욱 두터이 해야할 까닭이 기도 하다.
그러나 주캐나다 이규현대사도 지적한 바와 같이 한국과 캐나다는 서로를 너무 모른채 지내왔다.
우리가 캐나다에 대해 갖는 인식은 미국이라는 황소의 뒤꽁무니에 매달린 꼬리정도라는 것이었다.
우리는「트뤼도」수상을 반기면서 그의 방한을 계기로 두나라가 상호이해를 한층 층진하는 자세를 가다듬게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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