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의 볼쇼이·발레단|국내서 호된 비판|창의성이 없고 진부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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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소련 예술의 상징이며 금년으로 창설 2백5주년을 맞는 볼쇼이 발레단이 비판을 받고있다.
비판의 발단은 최근 소련의 무용비평가「와티무·가이에프스키」가 발간한『막간의 여흥-고전발레의 숙명』이란 책에서 볼쇼이 발레단을 정면 공격하고 나선 데서 비롯됐다.
「가이에프스키」는 이 책에서 『볼쇼이 발레단은 지난 50년 동안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작품은 하나도 내 놓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1924년이래 볼쇼이 발레단의 총책임자는『무능하고 평범했다』고 헐뜯었다. 이 책은 또 수석 연출가를 켬하고 있는 현재의 총책임자 「유리·그리고르비치」에 대해서『보수적인 래퍼터리 만을 고집, 발레단의 풍부한 재능을 낭비하고 있으며 새로운 래퍼터리 개척에는 실패했다』고 무섭게 공격하고 나섰다.
1964년부터 볼쇼이 발레단의 안무를 맡고있는「그리고르비치」에 대한 이 같은 비관서는 소련예술계의 내부불화를 불러일으킨 가운데 서점 가에서 날개돋친 듯 팔리고 있는데 이에 당황한 소련 문화성 당국은 이 책의 회수에 나서기도.
사실 볼쇼이 발레단의 단골 레퍼터리의 하나인「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는 69년이래 똑같은 스타일로 공연되고 있는데 이는 「그리고르비치」가 안무했던 것이다.
물론 이 책은 문화성과 공산당 당국의 승인을 받고 출판 된 것이지만 문제가 심각해지자 지난8일 당 기관지『쿨루라』(소련문화) 는 볼쇼이를 옹호하면서 비평가「가이에프스키」를 『환상적』 이라고 공격하고 나와 볼쇼이 발레단 시비는 2라운드로 접어든 느낌이다.
그런데 이 같은 볼쇼이 발레단에 대한 비판의 이면에는 고전주의적인 것을 고집하는「그리고르비치」에 반발하고 있는 볼쇼이 단원「마야·폴리세츠카야」여사와의 압력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가이에프스키」는 「폴리세츠카야」를 옹호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55살인「폴리세츠카야」여사는 아직도 미모에 고상한 품위를 지닌 볼쇼이 발레단의 손꼽히는 프리마돈나로 활약중이다.

<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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