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원 영아 집단 식중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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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경기도 파주군 탄현면 법원리 파주 보육원(원장 김경일·67)에서 지난 9일 하오부터 설사·구토증세의 괴질이 발생, 1세 짜리 영아 1명이 숨지고 22명이 앓고있다.
보육원 측은 영아들의 증세가 심하자. 12일 밤 13명을 서울로 이송해 국립의료원에 4명, 서울대병원에 5명, 강남 시립병원에 4명씩 분산치료 시키고 있으나 13일에도 나머지 영아 중 9명이 같은 증세로 김촌 도립병원에 입원했다.
영아들을 서울로 이송한 보육원장 부인 장영신씨(55)는 9일하오 장현정양(1)이 설사증세로 처음 앓기 시작한 뒤 12일까지 생후6개월∼1년 사이 영아 14명이 차례로 발병했다고 말했다.
보육원 측은 앓는 영아들을 김촌 도립병원으로 데려갔으나 12일 하오 6시쯤 두 번 째로 앓기 시작한 이은자 양이 숨졌다.
보육원은 7O명 원아 중 영아 25명에게 선물로 받은 N분유와 부근 아리랑슈퍼에서 구입한 M분유 등을 먹인 후 이 같은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병원에 입원한 영아들은 계속되는 설사와 구토로 탈진 상태여서 링게르 주사를 맞고 있다.
13일 현지조사차 나온 정태화 보사부 역학 조사과장은 보육원의 부엌과 취사용기를 둔 찬장, 부엌에 연결시켜 사용하고있는 간이 상수도 등을 둘러보고 전염병이 아닌 것 같으며 식수의 불결과 부엌용기의 관리 소홀, 영아들에게 분유를 타서 먹이는 과정에서의 부주의 등으로 생긴 설사병일 가능성이 많다고 밝혔다.
현재 파주 보육원이 식수로 사용하고 있는 물은 지난 6월23일 부유 물질이 검출돼 파주 군 보건소로부터 식수 사용불가 통고를 받았으나 보육원 측은 이를 무시, 계속 사용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파주 보육원은 지난 58년6월부터 김경일씨가 운영해오다 지난 4월부터는 영아시설을 추가, 경신 양육회가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는 육아 54명, 영아 25명 등 모두 79명을 수용하고있다.

<전염병은 아니다> 보사부 밝혀
보사부는 현재까지의 조사로는 장티푸스나 이질 같은. 전염성 질환과는 발병양상이 다르고 같은 원내에 있는 어린이들에게는 전혀 번지지 않는 것 등으로 보아 분유나 이유식 등을 먹이는 과정에서 위생처리 소홀로 식중독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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