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해진 갈비짝·사과궤짝|추석선물이 짜졌다|양말 등 가정용품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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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예년 같으면 추석 4∼5일전쯤이면 불티나게 팔려 나가던 갈비·정육등 고급 식료품과 의류 상이 한산한 반면 넥타이·양말·지갑등 잡화용품과 프라이팬·커피 주전자 등 가정 용품의 매상이 급격히 늘어났다.
또 주고받는 대상도 많이 달라진 듯,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해당사자들에게 오고 갔음직한 고급선물세트가 그대로 쌓여있고 대기업체에서·직원들에게 줄 5천∼2만원까지의 선물세트단체주문이 두드리지게 늘어났다.
주택가의 파출소 등에서는 주민들이 가져오는 과일상자·음료수 등을 돌려보내는 등 관공서 등에서 올바른 추석 보내기 운동을 펴고있는 것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 특징.
추석을 앞두고 일어난 돗자리 사건 등으로 시장 경기가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상인들의 주장이나 백화점은 매상 면에서는 79년 이후의 호황이고 오히려 시장이 썰렁한 편이다.

<시장>
서울 남창동34 남대문 시장내 과일가게인 흥복 상회
유한용씨 (65)는『예년 같으면 추석5일전부터 하루 3백∼4백상자씩 「나가던 사과·배가 매년 매상이 줄어들어 올해는 하루1백 상자 팔기도 바쁘다』고 울상을 지었다.
남대문시장 지게꾼 김덕현씨 (42)는『예년 같으면 사방에서 불러대 하루종일 쉴 사이 없을 정도였으나 올해는 일거리가 없어 졸릴 정도』라며 『9일 하루종일3천6백원밖에 벌지 못해 추석차례조차 지내기 어렵게됐다』고 우울해했다.

<백화점>
S백화점은 지난해까지 갈비·정육등 식료품이 전체 추석매상의 7O%를·차지했으나 45∼50% 수준으로 비율이 떨어지면서 넥타이·양말·지갑 등 잡화용품과 프라이팬 등 가정용품의 매상이 급격히 늘었다.
L백화점 역시 지난해 전체추석 매상의 30%를 차지하던 의류가 줄어드는 대신 사전에 계획된 상품 고르기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
특히 이번 추석 경기에서 지난해와 달라진 것은 기업체 등의 단체주문이 급격히 늘어나 주문건수와 매상이 지난해의 2배반이나 된다.
S백화점의 경우 비누·샴푸· 설탕·양말· 넥타이 등을 적당히 섞어 포장한 5천∼2만원 짜리 선물세트를 만들어 달라는 건설업체의 국내의 직원용 선물 주문 건수가 2백40건 (3억원) ,일반기업체의 직원용 선물이 1천6백건 (8억7천만원)으로 1천8백40건이나 올렸으며 추석직전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가게·푸줏간>
서울 연희동187 영산상회 백삼귀씨(36)는 『과일·술등 값이 많이 나가는 선물보다 주스등 5천∼8천원짜리 물건을 찾는 손님이 훨씬 많다』며 친척·은사 집을 찾는 선물치레도 훨씬 검소해진 것 같다고 했다.

<택시· 용달차>
용달차 운전사 이기환씨 (41·서울 면목7동 620의285)는『지난해만해도 사과를 20짝쯤 사서 시내 곳곳의 친지집을 돌아다니며 선물하던 모습을 올해는 찾아보기 힘들다』 고 말했다.
택시의 경우도 마찬가지.
개인택시운전사 남옥상씨(40·서울장안동아파트10동208호) 는『지난해만 해도 추석5일전부터 선물구입, 선물전달 등 손님들로 뒤 트렁크 여닫기에 귀찮을 정도였으나 용해는 시장·백화점 주변에서도 사과 상자 등 선물을 가지고 타는 승객을 좀체 보기 힘들다』 고했다.
승객 숫자도 평일 수준을 넘지 않아 시내 중심 가에서도 빈차 잡기가 수월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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