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 한일은, 지점장 교체 2∼3년안을 검토|이재무, ″기구축소 작은 건 보수적 운영덕″자찬|″태풍이 비켜가 쌀 수백만섬 손해 면했다 안도″|부가세율 인상 놓고|서독, ″책 사치품 논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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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영화의 돌다리를 조심스럽게 건너고 있는 한일은행 안영모행장은 일선지점장들이 눈치 살피지 않고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임기를 최소한 2∼3년으로 늘릴 것을 검토중이라고. 지금까지는 1년 단위로 모든 실적이 평가되고 그 결과에 따라 자주 인사이동을 시키는 바람에 일과 사람을 익힐만하면 자리를 옮겨 업무의 연속성이나 능률을 해쳐 왔다는 것. 뻔히 안좋은 줄 알면서도 필요이상으로 인사이동을 자주 해온 것은 결국 『상호간의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겠느냐』는 안행장은 결과는 두고봐야 알겠지만 우선 서로 믿어보려는 노력이 민영화성패의 관건이라고 역세. ★…이승윤재무부장관은 1일 조회를 열고 『재무부는 그 동안 보수적으로 운영해왔기 때문에 기구정비의 폭이 깍을 것이며 인사는 누가 보더라도 공정하게 할 터이니 동요하지 말고 열심히 일하라』고 당부. 이장관은 기구축소문제에 대해 『절대 사람을 염두에 두지 말고 어떻게 하면 재무행정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느냐는 것만 생각해서 방안을 마련하라』고 작업팀에 별도 지시했다. 적어도 1개국과 5∼6개과를 줄여야하는 재무부는 어느 국·과가 대상이 되고 그렇게 되면 국·과장인사는 어떻게 될 것인지를 놓고 직원들간에 설왕설래가 무성하다. ★…태풍 애그니스호의 접근으로 안절부절못했던 농수산부는 이 태풍이 대한해협 쪽으로 빠지는 것이 확실하게 되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고건장관·강인희차관·조익내차관보·박정윤농산국장 등은 1일 농수산부상황실에서 밤을 세우며 「운명의 순간」을 지켜보다가 자정 넘어 태풍의 눈이 뜻밖에 제주도 남쪽으로 급선회하자 화기가 돌았다. 관계자들은 이 태풍이 우리나라에 직접 상륙했다면 엄청난 농사피해를 주었을 터인데 옆으로 빠져 『쌀 수백만섬을 벌었다』며 남부지방의 피해수습을 독려. ★…독서의 계절을 앞두고 요즘 서독에서는 책이 사치품이냐, 아니냐하는 논쟁이 한창이다. 서독정부는 최근 일간지를 제외한 출판물의 부가가치세율을 현행 6·5%에서 13%로 배나 올릴 방침을 밝혔다. 서독은 일반소비품목에 대해서는13L%, 생필품에 대해서는 6·5%의 부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는 정부가 82년 예산을 짜면서 재원확보를 위한 고육책으로 출판물의 증세안을 내놓은 것. 이에 대해 출판계·독서협회·작가협회 등은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며 『책이나 잡지를 사치품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 맹렬히 반대하고 있다. 또 일부 주간지에서는 일간지의 세율은 그대로 두고 다른 출판물세율만 올리는 것은 언론기관에 대한 차별대우로 헌법위반이라고까지 흥분하고 있다. <본=이근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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