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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랑드 "가난한 사람 비웃은 적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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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난 가난한 사람을 비웃지 않았다.”

 프랑수와 올랑드(60·사진) 프랑스 대통령이 11일 발간된 주간지 르누벨옵세르바퇴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 토로다. 그는 올 초 여배우 쥘리 가예와의 교제가 드러나면서 파트너인 발레리 트리에르바일레르와 헤어져 언론의 집중 취재 대상이 됐지만 내내 “사생활”이라고 침묵해 왔다.

 그랬던 그가 입을 연 건 트리에르바일레르가 최근 발간한 『이 순간에 감사해요』란 회고록 때문이다. 초판 20만 부가 며칠 만에 다 팔렸을 정도로 주목을 받는 이 회고록에서 트리에르바일레르는 그를 냉정하고 잔인하면서 계산적인 사람으로 묘사했다. 특히 그가 “가난한 이들을 ‘이 없는 사람들(les sans-dents·힘없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라고 부른다”며 실제론 가난한 사람들을 싫어한다고 주장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이에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가난한 이를 싫어하고 ‘이 없는 사람’이라고 불렀다는 것은 내 인생 전체에 대한 공격이자 가난하고 못 가진 사람들에 대한 공격”이라며 “난 가진 자의 편에 섰던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난 내가 어디 출신인지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외할아버지는 사부아 출신으로 파리에 방 두 개짜리 아파트에 살던 재단사였고 할아버지는 가난한 농부 집안 출신의 초등학교 교사였다는 것이다. 그리곤 “내가 나의 배경을 경멸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 없는 사람들’이란 표현과 관련해선 전혀 다른 맥락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려운 환경에 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그중엔 치아 관리도 못할 정도의 사람도 있었다”며 “(이가 없다는 건) 최악의 고통을 드러내는 상징이다. 난 그들 가운데 있었고 그들을 도왔으며 지원했다”고 했다.

 그는 현재의 감정 상태를 두고도 “지금 겪고 있는 일들이 유쾌할 리는 없다”며 “그래도 내가 국민 앞에서 내 문제를 두고 울거나 넋두리를 해야겠는가”라고 했다. 이어 “프랑스인들이 사생활에 관심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나에게 상처를 준 거짓말 때문에 사람들이 내가 다른 이의 고통을 조롱했다고 말하는 걸 원치 않는다”고 했다. 트리에르바일레르가 거짓 주장을 했다는 얘기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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