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서 과장 사칭 담배 백55갑 사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지난 17일 하오3시쯤 서울 등촌동 388의20 한아름 양품점 안에 있는 담배 가게(주인 이명자·34)에 한강세무서 과장을 사칭한 40대 남자가 들어가 거북선 등 고급담배 1백55갑(싯가6만9천7백50원)을 사취해갔다.
주인 이씨에 따르면 1m73㎝ 가량 되는 키에 천연두를 앓은 흔적이 있는 범인이 자전거를 타고와 『아내가 옷을 사러 이 양품점에 오기로 돼 있다』며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아무리 세무서과장이지만 2백50만원이라는 세금을 깎을 수 없다』고 말해 주인 이씨가『관할 세무서에 계시면 잘 봐달라』고 하자 다시 전화를 걸어『한아름 양품점 카드를 내 책상 위에 꺼내놓으라』고「지시」까지 했다,
범인은 잠시 후『화곡고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전교 1등을 했는데 선생님들에게 담배를 대접해야겠다』며 고급담배 1백50갑을 싸 달라고 한 후 포장이 다되자 주인 이씨에게 택시를 잡아달라고 부탁, 택시에 타면서『자전거를 여기에 놓고 갈테니 아내가 오면 담배 값을 받으라』고 안심시키고 급히 택시를 탄 뒤 『학교 수위들에게도 주어야겠다』며 다시 5갑을 요구, 이씨가 갖다주자 그대로 달아났다는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