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레즈노 주립대 발레교수 김혜식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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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60년대 중반, 임성남씨의 상대역 프리마발레리나로 한국발레 계를 화려하게 수놓았던 김혜식씨(39). 66년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영국 로열 발레 학교에 유학을 떠났던 그가 중년의 발레교수가 되어 만 15년만에 귀국했다. 『이대를 졸업한 다음 해였는데 그때 5·16장학금을 받았고, 또 동아일보주최 제1회 무용콩쿠르 발레부문 금상을 받아 유학을 떠났습니다. 지금도 언젠가는 돌아와 일할 생각이지만 원래 1년만 하고 돌아올 예정이었어요』
로열 발레학교에서의 1년은 힘들고 고된 것이었다. 자신이 다른 학생에 비해 알레그로(몸을 빨리 움직이는 동작)가 뒤지는 것을 느끼자 개인 레슨을 받았고 잠자고 먹는 시간외에는 즐겁게 발레에만 헌신한 나날이었다.
1년 공부가 끝날 무렵 우연히 스위스 취리히 오페라발레의「니콜라스·베리오프」감독에 의해 단원으로 발탁되었다. 한국발레리나로서는 최초의 구미직업발레단 입단이었다. 『3년 뒤에는 오디션을 받고 캐나다 2대 발레단의 하나인 몬트리올 레그랑발레 커네이디언의 부솔로이스트로 자리를 옮겼어요. 2백50명 지원자 중 남자 1명, 여자도 저 혼자만이 뽑힌 치열한 경쟁이었어요.
1년 뒤에는 정식 독무자가 되어『코펠리아』『호도까기 인형』등 고전발레와 현대발레에 출연했다. 특히 71∼72년 시즌 중 주역으로 출연한 로크발레『토미』는 고전테크닉을 바탕으로 한 현대발레로 파리·뉴욕 공연까지 할 정도로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다고 한다.
72년 말 결혼하여 미국캘리포니아주의 프레즈노로 옮겼고 5년째 프레즈노 주립대에서 발레의 전임강사로 재직 중. 대학부설 포터블 댄스 단 감독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남편 김주익 박사(45)는 프레즈노 대 농공과 교수.
부부 함께 재미교수 초청교수단의 멤버로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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