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살아나고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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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완만하나마 꾸준히 지속되어온 경기회복세가 하반기에는 좀더 속도를 빨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기획원의 상반기 경제결산및 하반기 예측에 따르면 몇가지 전제가 있긴하나 국내경기는 상당한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 틀림없다는 분석이다.
오늘의 경기상태는 1차 오일쇼크에 비해 침체기가 오래가고 있지만 수출, 기계·건설 수주의 증가, 소비수요의 점진적인 회복등 밝은 요인들이 보이고 있다.
그래서 하반기중에는 9∼10%의 성장율을 기록하여 연간 성장율은 당초 예상보다 1%이상 높은 6∼7%에 이를것으로 믿고있다.
물론 이에는 충족되어야할 조건이 있다. 우선 쌀의 생산이 평년작인 3천8백만섬에 달해야한다는 것이다.
작년의 쌀흉작으로 농림·어업부문이 마이너스 22%성장을 함으로써 결국 전체성장율을 마이너스 5.7%로 끌어내렸음을 감안할 때, 추곡생산의 호조가 절대적 요건으로 등장한다.
쌀이 평년작만되면 작년보다 약50%의 증산을 실현하는 것이므로 성장에의 기여도도 높을 것이다.
다음으로는 설비투자와 건축경기 및 내수의 회복과 수출채산성의 개선등이 실현되어야한다.
산업생산, 출하의 호전에도 불구하고 설비투자가 저조하다는 것은 지금의 경기회복속도를 늦출뿐만 아니라 장차 수급불균형도 심화시켜 수출·내수의 증가에 브레이크를 걸 염려가있다.
또 수출의 증가가 국내경기와 연결되지 않는 현상은 수출채산성의 개선이 전혀 되지 않고있는 점을 반영하므로 품질관리·생산성향상등으로 상품의 부가가치를 올려가야한다.
그래야만 수출경기가 국내경기에 파급되어 내수도 일깨워준다.
따라서 정부는 별다른 경기자극책을 쓰지 않겠다고 고집할것이 아니라 움직이고있는 경기를 조금만 밀어주면 가속화할수있다는 사실을 중시하기 바란다.
그것은 재정·금융등 정책적인 수단동원은 물론이고 기업의 의욕을 북돋워주는 직접개입의 축소·철폐등 정책운용자세의 전환도 포함한다.
24일 이승윤재무부장관이 전경련과의 간담회에서 정부는 기업이 잘돼야 국민경제도 잘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으므로 업계의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밝힌 것은 매우 환영할 일이다.
이장관은 이어 기업인이 의욕을 갖고 일하도록 세제·금융상의 지원을 확대하며 수출채산성악화도 막도록 해야겠다고 정책방향을 설명하고있다.
세제·금융상의 지원조치가 어떠한 내용이 될 것인지 알수는 없으나 이미 여러차례 각경제단체에서 건의한것이 있으므로 경제계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면 좋을 것이다.
법인세제·소득세제의 개혁, 금리인하등 기업과 가계의 부담을 덜어주어 기업의 재무구조를 고쳐주고 가계의 저축·소비여력을 길러주면 된다.
때마침 성장저해요인 제거작업이 정부내에서 진행되고 있으므로 경제정책도 이에 발맞추어 조속히 시행할것은 시행하고 철폐할 것은 철폐해야한다.
그러면 하반기의 경제활동은 예상밖의 활기를 되찾게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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