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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 골든타임'은 추석 3일 전 … 한과·멸치 할인 폭 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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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조사에 따르면 올 추석 차례상(4인 기준)을 마련하는 데 대형마트를 이용하면 26만8009원,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면 21만3553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1일 서울 양재동 농협유통 하나로클럽을 찾은 소비자들로 계산대가 붐비고 있다. [뉴시스]

풍성한 한가위 연휴에 정작 마트와 슈퍼 등 유통업체가 문을 닫아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곤 했다. 올해는 예전과 달리 연휴동안에도 문을 여는 유통업체가 많아 ‘늑장 고객’들까지 안심하는 분위기다.

 주요 마트는 일부 점포를 제외하고 추석 당일은 물론 연휴 내내 영업을 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151개중 119개 점포, 홈플러스는 139개 점포 가운데 123개 점포, 롯데마트는 109개 점포 가운데 96개 점포가 추석 당일을 포함해 연휴 내내 문을 연다.

 통상 백화점은 추석 당일 포함 2일을 쉬는데 롯데백화점은 올해 처음 본점과 잠실점, 부산 본점 3개 점포를 추석당일(8일) 하루만 휴점하기로 결정했다. 나머지 점포 대부분은 7일과 8일 휴점한다. 현대백화점은 8일과 9일, 신세계백화점은 7일과 8일 각각 쉰다. 대체 휴일인 10일에는 이 백화점들도 문을 열기 때문에 명절 후 쇼핑에는 차질이 없다.

 유통업체의 영업일이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에게는 다소 여유가 생겼다. 명절이 가까워질수록 고객을 잡기 위해 유통가가 경쟁적으로 할인 행사를 벌여 소비자에게 유리하다. 품목과 시기를 잘 택하면 오히려 명절이 임박한 요즘 평소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대형마트는 4일부터 명절을 앞두고 수요가 급증하는 신선식품과 생활필수품 가격을 20~50%까지 할인해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8월 28일부터 9월 10일까지 추석 할인을 진행해 돼지 앞다리(100g)는 44% 할인한 980원, 제수용 토종닭은 34% 가격을 낮춰 한 마리당 8800원 선에 판매한다. 홈플러스는 4일부터 9일까지 당면·참기름 등 일부 품목에 ‘1+1행사’를 진행한다. 롯데마트도 4일부터 10일까지 기획전을 열어 사과와 배를 시세 대비 25%, 참조기는 시세 대비 30% 할인된 가격에 각각 판다.

 제수용품 뿐만 아니라 선물세트도 구입이 늦을수록 싸다. 주요 유통업체는 추석 선물세트 사전 예약판매에 한해 10~30% 할인 혜택을 제공했는데, 추석이 임박해 내놓은 막판 세일도 사전 예약 못지 않게 할인폭이 크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4일부터 추석 당일까지 추석 선물세트 추가 할인에 들어갔다. 롯데마트는 30개 품목을 최대 15% 저렴하게 판매하고 롯데·신한등 8대 카드로 결제시 할인폭을 20%에서 30%로 늘린다. 한 개를 공짜로 주는 ‘N+1’마케팅도 강화해 일부 상품은 5개 사면 1개 무료 증정하던 것을 3개 구매시 무료 증정으로 바뀌었다. 홈플러스도 추석이 가까워 지면서 일부 제품 가격을 추가 할인하고, 특정 카드로 결제시 30% 할인해주는 품목들을 늘려나가고 있다.

 막바지 세일에서도 유독 할인폭이 큰 품목이 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추석 선물세트는 판매 기간이 끝나면 보통 다 해체에서 일반 상품으로 판매하는데, 재판매를 할 수 없는 한과나 멸치 등 상품은 재고를 줄여야 하기 때문에 추석이 가까워질수록 할인폭이 급격히 커질 수 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마트와 달리 백화점은 선물세트 할인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정가에 구매한 고객들이 불만을 제기할 수 있어 원칙적으로는 할인 판매를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현장의 상황은 다르다. 입점업체는 선물세트 재고를 최대한 줄여야 하기 때문에 판매사원들이 먼저 나서 고객들에게 20~30%의 할인폭을 제시하곤 한다. 결국 백화점 선물세트 가격도 흥정하기 나름인 셈이다.

 할인을 노린 ‘늑장 쇼핑’이 유리하지만 주의할 점도 있다. 너무 늦게 나서다간 한꺼번에 몰린 쇼핑객에 치여 제대로 장보기 조차 힘들 수 있다. 할인도 누리고 비교적 여유 있게 쇼핑을 즐길 수 있는 ‘골든타임’이 따로 있다. 롯데슈퍼가 최근 4년간 명절 매출을 분석한 결과 명절 2일 전이 가장 매출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추석 당일 3~4일 전에 미리 구매를 하면 상대적으로 덜 복잡한 가운데 쇼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배달 서비스를 실시하는 일부 유통업체의 경우 명절이 다가올수록 고객이 폭증해 배달이 지연되는 경우도 있는데, 하루만 일찍 구매해 혼잡을 피하면 제 시간에 받아볼 수 있다.

 명절이 끝나도 할인은 계속된다. 이후 이어지는 대체 휴일 기간까지 소비자의 발길을 붙잡으려 유통업체들이 경쟁적으로 ‘포스트 추석’ 마케팅에 나선다. 명절 내내 가사노동에 시달린 여성 고객들의 마음을 잡으려 모피, 스카프, 액세서리 등을 여성 패션상품을 집중적으로 선보인다.

 롯데백화점 본점에서는 12일부터 16일까지 ‘가을 스카프 제안전’을 열어 메트로시티, 엘르 등 브랜드 제품을 최대 60%까지 할인한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은 10일부터 11일까지 ‘프리미엄 모피 기획전’을 열어 기획 상품을 선보인다.

 백화점이 여심(女心)을 공략한다면 마트는 동심(童心)을 노린다. 명절에 용돈을 받은 아동들이 완구를 구입하러 나오면서 평소보다 2배 가량 높은 매출을 기록하기 때문이다. 주요 마트는 대표 완구 제품 1~2개를 절반 가격에 내놓거나 특정 카드 결제시 상품권을 증정하는 등 어린이 고객 맞이 행사를 기획했다. 홈플러스는 4일부터 17일까지 게임기 등 전자완구를 제외한 완구 상품 구입 고객이 신한·KB국민·삼성·롯데카드로 5만원 이상 결제하면 5000원 상품권을 증정한다. 롯데마트는 7일부터 10일까지 인기 완구 10개 품목을 최대 50% 할인한 가격에 판매한다.

박미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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