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대 사장족 도박단 검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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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대구】대구 시경은 15일 3년간 10억원대의 도박판을 벌여온 덕순직물 사장 황보종식씨(44·대구시 신암동362)등 11명을 상습도박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하고 달아난 송도섬유 사장 한정환씨(36) 등 3명을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수배했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화투 5모, 1장에 1만원 짜리 돈표 1천4백71장, 계산장부 3권, 수표 2장 등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황보씨 등 25명은 78년10월부터 지금까지 대구시내 변두리 여관과 가정집을 옮겨 다니면서 1회에 2만∼10만원씩의 돈을 걸고 속칭 도리짓고땡이란 노름판을 벌여 판돈 합계가 10억8천7백여만원에 이른다는 것.
이들은 도박을 하기 전 개장책 김씨로부터 1장에 1만원으로 통용되는 돈표를 현금·수표·어음 등으로 구입, 도박에 사용했으며 돈이 떨어질 경우 계산책 최숭자씨(45)가 장부에 기록하고 김씨로부터 외상으로 돈표를 구입, 다음 도박 때 이를 갚아 왔다는 것이다.
개장책 김씨는 1주일에 2∼3일씩 도박판을 벌이고 당일 거래 판돈의 5푼씩을 뜯어내고 외상 노름빚을 준 뒤 1할씩의 고리를 받아내는 수법으로 그 동안 1억5천여만원을 벌었다.
황보씨는 지금까지 이 도박판에서 3억원을 벌었으며 개장책 김씨가 수천만원짜리 주택을 매입하고 승용차를 굴리면서 호화판 생활을 해온 반면 협성섬유 전 사장 최상봉씨 등 7명은 도박판에 끼어 들어 부도를 내거나 업체가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 가산을 탕진했다.
특히 최씨는 79년6월부터 도박을 시작, 불과 4개월만에 7천만원을 날리고 협성섬유를 처분한 뒤 이들과 결별했으나 외상 노름빚 3백50만원을 갚지 못해 폭력배들로부터 집단 구타를 당해 전치 6주의 중상을 입기도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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