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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기자 소트로프 가족들의 다짐

중앙일보

입력

"우리의 적들이 자기의 유일한 무기(공포)로 우리를 인질로 삼게 해선 안 된다."

'이슬람국가(IS)'에 의해 두 번째로 희생된 미국인 기자 스티븐 소트로프의 가족들이 고통 속에서도 이렇게 다짐했다고 가족 대변인 바라크 바피가 3일(현지시간) 전했다. 소트로프의 친구인 그는 "소트로프가 영웅은 아니지만 전쟁광도 아니었다"며 "단지 못 가진 자들의 목소리를 전하려 했다"고 말했다. 프리랜서 기자였던 소트로프는 지난해 8월 납치되기 전까지 시리아 난민들의 참상을 이스라엘 잡지에 기고해 왔다.

이스라엘 외무부 대변인 폴 허시슨은 이날 소트로프가 미국과 이스라엘 이중국적을 가진 유대인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당국은 지난달 19일 동영상을 통해 소트로프가 두 번째 희생자로 지목됐을 때부터 이 사실을 파악했지만 이를 밝히면 그가 더 위험해질 것으로 판단해 철저히 숨겨왔다. 소트로프와 함께 IS에 억류됐다 풀려난 동료는 소트로프가 자신의 유대교 신앙을 비밀로 했고, 금식을 해야 하는 유대교 명절 욤키푸르 땐 아픈 척을 해 식사를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소트로프의 조부는 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 생존자다. 어머니는 유대교회에서 교사로 있었다. 소트로프 역시 2005~2008년 이스라엘에서 대학을 다녔다.

이충형 기자 adch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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