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 삼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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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서울 성동구 중곡동 241의 26>

<철쭉밭>
땡볕 유월 산허리로
숙명처럼 누운 벌판
송이송이 맺은 정성
길목마다 타는 철쭉
한 잎 따
잇새에 물면
사래짓는 뭉개구름.

<비파담>
두 발의 바쁜 일상
몰골에다 적셔놓고
토닥여 헤어보면
끝도 없는 여정인데
적막도
물길을 따라
비파 읊 듯 흐른다.

<주목군락>
운해의 뜻,
너른 고정
촘촘히 야왼 나무.
풍우에 씻기우고
상처 뿐인 목숨인데
그래도 하늘로 향해
가지 뻗고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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