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주의에 회의 송경영 유서남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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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난 5월29일 밤 북경에서 병사한 송경령 (전국인민대표대회부위원장)이 죽음을 앞두고 유서나 다름없는 한 문서를 남겼음이 최근 밝혀졌다.
지난 번 중공당 6중 전회에서 「공산주의의 위대한 전사」라는 결의까지 받은 말이 사실은 공산당 자체에 대한 회의와 그녀 자신의 중공에서의 역할에 대한 자성들을 이 문서에서 표현하고 있다.
남편 손문이 죽음을 앞두고 남긴「혁명의 유촉(유촉)」과 비슷한 이문서는 『1980년 7월21일 상해에서』에서 쓰여진 것으로『송경령이 중공중앙에 제출하는 건의서』라는 제목의 글이었다.
전국 인민대표대회 제3차 회의(80년9월초)를 앞두고 제출 된 이 건의서에는『중공이 건국한 날로부터 나는 국가 부주석에 임명되었고 더구나 오늘날까지 전국 인민대표대회부위원장의 중책을 맡고 있다. 그러나 지난 31년 간 나는 도대체 무엇을 해왔다고 할 수 있겠는가 진실로 국민의 공복이라는 영광스런 칭호에 부끄럽기 짝이 없다』고 자신을 반성했다.
이렇게 시작되는 이문서는 그녀의 고뇌로 꽉 차여었다. 그녀는 이 건의서에서 중공의 민주화를 주장하고 있다.
그녀는 중공당이 78년 12월에 결정했던 「사상해방」에 찬성하면서 『문제는 어떻게, 어느 정도까지 해방할 수 있으며, 철저하게 해방할 수 있는가』 라고 묻고『공산당 이외의 민자수파에도 기관지의 발행을 인정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녀는 해외 인사들로부터 자신을 비난하는 편지를 인용하면서 건의서를 끝맺었다.
『우리들(그녀를 비난한 화교들)은 손문 선생의 이상에 따라 살고싶다. 그렇지만 담신(송경령)파는 그 길을 같이 걸을 수가 없다. 당신은 공산당의 국공통일전선의 도구로 이용되고 있을 뿐이다. 당신은 국민당 좌파로서 40년 간 이상은 무엇을 했으며, 주식는 무엇이었는가, 국가는 그리고 국민은‥)이 화교의 말은 정말로 해외인사가 그녀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이었을까 오히려 한 화교를 빌어 자신의 심정을 토로한 것은 아니었을까.<이수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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