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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돈 만취 … 김관진 "나는 보고 받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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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국방부가 지난 6월 작전지역을 이탈하고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만취 상태로 물의를 일으켜 2일 전역한 신현돈 전 1군사령관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 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국방부는 2일 신 전 사령관 사건을 파악한 시점과 관련, “사건 발생 후 공식적으로 보고받은 것은 없고, 최근에야 인사계통을 통해 사건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방부 핵심 당국자는 3일 기자실을 찾아 “신 전 사령관이 만취 상태로 오창휴게소에서 발각된 사실을 알게 된 수도방위사령부가 바로 (6월 19일) 육군본부에 보고했다”며 “당시 권오성 육군총장이 신 전 사령관에게 지휘소(공관)로 즉각 복귀하라고 명령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 발생 9일 만인 6월 28일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현 국가안보실장)에게도 보고가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6월 30일 취임한 한민구 장관도 보고를 받았고 7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신 전 사령관에게 엄중 경고했다”고 말했다. 상황 발생 직후 육군 수뇌부가 사건에 대해 인지했고, 육군 참모총장이 공식적으로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했다는 얘기다.

 전날 설명과는 완전히 다른 내용이다. 군 당국이 신 전 사령관 사건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은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인정한 셈이다. 28사단 윤모 일병 구타 사망사건 당시에도 축소 은폐 의혹을 받아 홍역을 치렀던 국방부가 지휘부를 감싸기 위해 또다시 똑같은 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와 관련, 국방부 당국자는 “어제(2일)는 당황해 정확하게 답변을 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날 국방부가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꿔 보고시점을 상세히 설명한 것은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나는 보고를 받았는데 국방부가 왜 보고를 받지 않았다고 발표를 했느냐”는 반응을 전해 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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