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시장 피격됐다"오보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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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워싱턴시장이 괴한으로부터 총격을 받아 중태에 빠져있다는 한 시민의 장난전화 때문에 미국전역이 삽시간에 발칵 뒤집힌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29일밤 9시44분쯤 자칭 워싱턴시장특별보좌관인 「제임즈·테일러」라는 사나이가 워싱턴지방 네트워크인 WRC+TV방송국에 전화를 걸어 『「매리언·배리」워싱턴시장이 총격을 받고 중태에 빠졌으며 지금 앤드루즈공군기지 병원으로 긴급 이송중』이라는 「제보」를 보낸데서 비롯됐다.
이 사나이는 『워싱턴 시청상황실』이라고 밝히고 친절하게 전화번호까지 가르쳐줘 WRC-TV는 그 전화번호에도 사실여부를 문의했다. 사실은 공중전화박스에서 「테일러」가 즉각 다시 전화를 받더니 『여기는 시청상황실』이라고 대답한 다음 시장의 저격사실을 재차 확인했다.
WRC-TV는 2분후인 밤9시46분에 임시뉴스로 이사실을 보도했다. 수도 워싱턴의 시장이 저격당했다는 보도가 나가자마자 전국망을 갖고있는 ABC·CBS·NBC등이 잇따라 WRC-TV에 사실여부를 문의하는 한편 시장이 입윈했다는 앤드루즈공군기지에는 확인전화를 걸었다.
상사라고 신분을 밝힌 이 당직 근무자도 시장이 피격됐다고 새빨간 거짓말을 한 것이다.
이에따라 텔리비전을 선두로 전국 네트워크들이 일제히 워싱턴시장의 저격사실을 특보로 보도.
때마침 그 시간에 변호사 친구집을 방문중이던 「배리」시장은 각TV뉴스를 듣고 즉각 워싱턴경찰서장에게 전화를 해 자신이 『무사히 살아있다』는 사실을 통고. 【워싱턴=김건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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