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멋<원예>|분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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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세월의 무상함을 일러주는 노목의 모습을 실내에서 즐길 수 있게 하는 재배법이 바로 분재다.
충북 법주사 길목에 우뚝 서 그 위용을 자랑하는 정이품소나무도 얼마든지 미니노목으로 그 모양을 본떠 옮길 수 있다.
말하자면 분재는 모든 자연식물의 축소판인 셈이다.
분재에는 야산에서 많이 발견되는 자연산 식물, 즉 느티나무·단풍나무·소나무류를 비롯하여 매화·동백·감탕나무·베롱나무·석류·아그배나무·향나무·은행나무 등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씨앗을 뿌려 실생으로 시작하거나, 자연에서 채취한 작은 노목을 손질하여 분재화분에 적응시켜 재배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식물의 형태감을 살리고 수분의 과다를 억제하기 위해 얕은 평화분에 마사와 참흙으로 된 밭흙을 반씩 혼합하여 미완성된 식물을 심는다.
모양이 아주 갖추어지지 않은 식물은 깊이가 있는 보통화분에 몇년이고 기른 다음 차차 평화분으로 옮기면서 뿌리도 노출시키고 형태도 바로 잡아주도록 한다.
분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형태 감이다. 나무가 자람에 따라 의도했던 형태가 변화되기 쉬우므로 웃자라는 가지, 불필요한 가지 등은 자주손질 해 주도록 한다.
또 용토가 과습하지 않도록 늘 유의해야하며, 자라는 것을 방지한다고 해서 너무 비료를 주지 않으면 양분결핍으로 말라죽는 수가 있으니 조심해야한다.
1년에 1∼2번 정도 한두덩이의 완숙한 거름덩어리를 화분 위에 얹어 두든지, 하이포넥스·북살등 윈예용 비료를 지시대로 엷게 물에 타서 한달에 한번 정도 식물과 용토에 뿌려주면 좋다.
여느 식물재배와 마찬가지로 실내에 오래 두거나 음지에서 재배하는 것은 삼가야하며 반드시 양지바른 쪽에 두고 감상하도록 한다.
추위에 강한 식물은 식물부위만 지상에 내놓고 흙 속에 분을 묻어 월동시키며, 추위에 약한 식물은 실내 참가나 온실에서 겨울을 지내게 하는 것이 안전하다.
곽병화 <고려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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