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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니·사드르」이란 대통령은 「중동의 오뚝이」가 될것인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위대한 알라여.「바니­사드르」에게 죽음을―.』국영방송을통해 회교강경세력 지지군중들의 기도내용이 흘러 나왔다. 같은날 「바니-사드르」대통령은 1천4백단어의 특별성명을 발표, 『나에 대해 살해음모와 단계적인 쿠데타가 진행중이다』며 『내가 죽으면 이란도 끝장』이라고 호소했다.
자신을 제거하려는 카운트다운이 진행되고 었는 가운데 외국보도기관에만 보도된 이 성명은「바니­사드르」대통령의 마지막단계의 투쟁인것같다.「바니­사드르」이란대통령은 최근 강경화교정통파와의 권력투쟁에서 들려 최고회교지도자 「호메이니」옹에 의해 이란군총사령관직을 박탈당함으로써 마지막 칼자루를 놓쳐버렸다.
이에앞서 이란 의회는대통령의 법률거부권을 박탈하는 법안을 통과시켜「바니­사드르」대통령을 허수아비로 만들어 버렸고「모하메드·베헤슈티」검찰총장은 대통령을 헌법위반혐의로 기소할 개획임을 밝혀, 온건 정치인과회교혁명세력이 균형을 이루어오던 이란정국이 또한차례 큰 진통을 겪을것같다.
이제 문제는 손발이 다잘린 「바니-사드르」대통령에 대해 「호메이니」옹의마지막 「온전」이 어떻게베풀어지느냐만 남아 있다. 아직 그는 실권은 상실됐지만 태통령직에 머물러 있다.
「바니­사드르」 대통령은작년1월에 실시된 대통령선거에서 75%라는 국민을의 압도적인 지지를얻어 이란회교혁명정부 초대대통령에 당선되었었다. 그러나 마즐리스(이란의회)선거에서 회교강경파가 절대다수 의석을 확보하게 되자 국가원수라는 최고의 직위를 차지했음에도 불구, 권력기반을 다지는데 실패했다.「호메이니」옹이 여러차례에 걸친 권력투쟁에서 그를 살려낸것은 이란경제를 구해낼 행정능력과 함께 그에대한 국민들의폭넓은 지지때문이었다.
그는 학창시절 겅제제학을 연구하는 가운데「팔레비」왕정에 대한 저항운동에 관심을 갖게되었고 곧 반정부운동으로 두차례체포되기까지했었다.
결국「팔레비」의 탄압에못이겨 62년 프랑스에 망명, 「호메이니」밑에서 비서노릇을 하기도했다. 79년 회교혁명이 성공하자17년간의 망명생활을 청산하고 「호메이니」옹과 함께 금의환향했었다. 이러한 경력의 그가 지금은아이러니컬하게도 제2의팔레비소리를 듣고 있는것이다.
「바니­사드르」대통령은 짧은 정치경력속에서도 여러번 침몰했다가 재기하는 굴곡을 겪었었다.
회교공화국정부 초기에외상서리로 임명된지 18일만에 미인질사건을 둘러싸고 온건적인 입장을 취했다는 이유로 해임되기도 했다. 대통령당선뒤에도 강경파「알리·라자이」수상과의 권력투쟁과점에서 몇번이고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만약 「호메이니」옹이 이러한 「바니­사드르」대통령을 이번에 완전히 제거해 버린다면「빵」문제를 앞으로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이냐하는 당면문제에 직면하게될 것같다.
이란경제는 79년 l월회교혁명성공이후 악화일로를 걷고있다. 더구나 9개월에 걸친 대이라크소모전수행으로 이란의 재정은 고갈상태에 빠져있다.
「바니­사드르」대통령이 제거되어 재판에 회부된다면「무자헤딘·칼크」같은 좌파회교도들과 온건파지지자들이 회교세력의 국가지배에 반발해 파업·무력항거데모등 과격한 방법으로 나올것이 틀림없다. 이렇게 되면 의회와 사법부를 장악하고 있는 강경회교정통파 회교공화당(IRP)은 스스로 위험을 불러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이같은 위험성을 예견했는지「호메이니」는 이번 권력투쟁의 발단윈인중 하나였던 이란중앙은행총재에 「바니­사드르」지지자로 알려진「모겐·누르바크시」 씨(33)를「알리·레자·노바리」 후임으로 들여 앉힘으로써 당초 「라자이」수상이 자기사람으로 교체하려던 예상을 뒤엎었다. 이 조치는 어쩌면 온건파들에게 한가닥 희망을 불러 일으켜주는 신호탄이 될지도 모른다.
「바니­사드르」태통령이 중공의 등소평처럼 7전8기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권력을 회복해 「중동의 오똑이」가 될것인지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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