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열로 년 3,000만t의 기름을 절약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서독 연방 각료회의는 최근 산업폐수를 열에너지화해서 서독이 필요로 하는 열에너지의 25%를 이 폐열로 충당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계획은 늦어도 2000년까지 발전소나 공장의 뜨거운 폐수를 각 가정 등의 수요자에게 보내 난방 및 목욕용으로 활용, 에너지난 시대를 극복하려는 것.
이 계획의 소요자금은 무려 1천억 마르크(약31조원)이고 공사기간만도 20년이 걸리는 초대형 규모. 발전소와 공장 등에서 쏟아지는 섭씨1백도 이상의 뜨거운 폐수를 각 수요자에게 보내는 또 하나의 수도망을 전국에 부설하는 거창한 작업이다.
폐열로 얻는 에너지는 연간 3천만t의 기름에 해당되며 금액으로 1백80억 마르크(5조5천8백억원)를 절약할 수 있어 고유가 시대의 에너지절약에 큰 도움을 주게된다.
유럽각국은 일찍부터 폐수의 에너지화를 서둘러 핀란드의 경우 전국적인 폐수이용률은 30%를 넘고(헬싱키는 70%), 덴마크의 아펜라데시와 오덴제시에서는 거의 모든 건물이 산업 폐열로 난방을 해결하고 있다.
그러나 난방의 25%를 해결하기 위해 상하수도·전기·전화시설이 완벽한 전국의 도로를 파헤치고 파이프롤 깔아야 하는 공사가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이 같은 애로를 무릅쓰고 폐열 이용을 전국으로 확대키로 한것은 앞으로 예상되는 배럴당 60달러의 초고유가 시대, 또는 돈이 있어도 기름을 구할 수 없는 오일 부족시대에 대처하기 위해서다.
어쨌든 이제까지 버리다시피 해온 산업 폐열의 51·5%를 열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은 획기적인 계획임은 틀림없다. 【본=이근양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