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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 경영, 취업캠프 운영 … 전북대 중문, 허난성 테마탐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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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매년 7월이면 대구가톨릭대 정치외교학과 학생 40여 명이 서울 여의도로 향하는 전세버스에 오른다. 1박2일간 서울에 머물며 국회가 여는 ‘대학생 의회아카데미’, 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하는 ‘대학생 정치참여마당’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국회 본회의장을 둘러보고 의원·보좌관·입법조사관을 만나는, 지방대생에겐 흔치 않은 기회다. 장우영 학과장은 “전공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지방이라는 물리적인 제한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 학과 교수들은 전공 교육과 취업 준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기 위해 열성을 쏟고 있다. 경상북도 등과 협약을 맺고 공무원이 직접 와서 수업을 진행해 학생의 현장감각을 높였다. 정부해외인턴사업으로 선발 돼 이달부터 국내기업 베트남지사에서 근무하는 백인국(25·4학년)씨는 “교수님이 직접 지도하는 영어·취업 동아리에서 공부한 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 학과는 교수 1인당 국내학술지 논문(2.46편)과 취업률(84.2%) 모두 전국 47개 정치외교학과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지방대로는 유일하게 상위권에 선정됐다.

 올해 학과 평가에선 이처럼 전공 정체성을 강화하고 학생 취업을 돕는 맞춤형 교육과정으로 무장한 지방대의 선전이 돋보였다. 영남대 경영학부는 매년 학교 지원 예산 7000만원을 학생 교육에 쏟는다. 학부 성적과 영어(토익) 점수로 재학생의 상위 15%를 ‘비즈니스 아너 그룹(BHG)’으로 선발해 해외 연수와 취업 캠프를 제공한다. 또 금융·마케팅 등 우수 학생동아리 9곳을 ‘경영사업단’으로 정하고 예산을 지원한다. 윤상흠 교수는 “BHG와 경영사업단의 취업률이 90%를 넘다 보니 학생들 간의 진입 경쟁도 치열하다”고 전했다. 이 학과는 교수 1인당 외부지원 연구비(6115만원)가 전국 90곳 중 가장 많았다.

 세명대 사회복지학과는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 시험에 대비하는 ‘방과후 과정’을 운영한다. 재학생의 거의 전원이 학교 지원으로 매일 3시간씩 동영상 강의를 듣는다. 유용식 학과장은 “취업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국가고시인 1급 시험 응시와 현장실습 2회를 의무화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급 시험에 응시한 46명 중 34명(73.9%)이 합격해 평균 합격률(24.8%)의 세 배에 달했다. 이 학과의 취업률(72%)은 전국 76곳 중 3위다.

 교수 연구와 학생 교육을 연관시키는 노력도 활발하다. e러닝 분야에서 강세인 안동대 교육공학과는 ‘소프트웨어 기초’를 필수 수업으로 지정하고 ‘스토리보드 개발’ ‘e러닝 콘텐츠 기획 및 설계’ 등 관련 과목을 학년에 따라 단계별로 개설했다. 송상호 교수는 “1학년 때부터 직접 e러닝 교육과정 설계를 할 수 있도록 가르친다”며 “e러닝 업체 대표들이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현장 노하우가 바로 전수된다”고 설명했다. 이 학과의 지난해 취업률(57.9%)은 전국 38곳 중 5위다.

 논문과 저서·역서 지표에서 2, 3위를 차지한 전북대 중어중문학과는 학생들에게 교수의 전공·지식을 활용한 ‘테마 탐방’을 제공한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문자학을 연구하는 최남규 교수는 중국 고대의 중심지였던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로 학생들과 ‘문자 탐방’을 다녀왔다.

◆대학평가팀=천인성(팀장)·민경원·조혜경 기자, 심송진·손영은·정희철 연구원 univ@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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