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교포 외화밀반출이 늘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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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거액의 외화를 몰래 해외로 빼돌리려다 적발되는 해외거주 교포들이 늘고있다. 김포세관과 경찰은 올 들어 28일 현재 외화를 밀반출하려던 해외교포 21명을 공항에서 적발했으며 이들이 밀반출하려던 미화 90만 달러와 일화 3천만 엔을 압수했다. 이들은 김포공항에서 세관원들이 가방을 일일이 열어보지 않고 X선 투시기로만 검사하기 때문에 외화밀반출이 쉽다는 것을 알고 2중 장치가방 또는 여행가방 속에 돈을 분산시키는 방법으로 외화를 숨겨 갖고 나가고 있다. 김포세관은 이들 외화밀반출범들이 대부분 재일·재미교포들로서 이민 갈 때 본국에 남겨둔 재산을 빼돌리거나 밀수자본으로 이용하려는 것으로 보고있다. 세관은 또 수입상들이 관세를 포탈하기 위해 실제가격보다 낮게 수입가격을 신고하고 외국수출상들에게 지불할 돈을 갖고 나가는 예도 많다고 밝혔다.
김포세관은 27일 미화 24만5천7백 달러 (한화 1억7천여 만원)를 밀반출하려던 재미교포 김정숙 씨(46·여·미국명「매기김 플레밍」·미 괌도 하버드 7751)를 관세법 및 외환관리법 위반혐의로 검거, 경찰에 넘겼다.
김씨는 27일 상오 10시30분 바닥에 2중 장치된 감색여행가방 속에 1백달러 짜리 16만2천9백 달러와 8만2천8백달러 짜리 수표 등 모두 24만5천7백 달러를 넣어 갖고 출국하려다 세관원에게 붙잡혔다. 세관원들은 X선 투시기에 들어간 김씨의 가방에서 지폐뭉치가 투시되어 가방을 조사한 결과 가방밑바닥에 베니어판으로 칸막이를 한 2중 장치 속에서 달러화를 적발했다.
김씨는 20년 전 미국인「플레밍」씨와 결혼, 도피한 후 74년「플레밍」씨와 이혼, 괌도에서 혼자 바를 경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5월 입국했었다.
김씨는 국내 체류허가가 3개월밖에 안되기 때문에 입국비자를 다시 받아 계속 체류키 위해 3개월만에 한번씩 일본을 드나들었는데 그 동안 서울 여의도동 시범아파트에 전세를 얻어 살아왔다.
김포세관은 또 28일 상오 일화 1천만 엔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 해외로 빼돌리려던 위소원 씨(29·홍콩 거주)를 붙잡아 관세법위반혐의로 입건했다.
위 씨는 보안검색원이 X선 투시기 영상모니터에 나타난 가방 속에서 지폐뭉치 같은 것이 비치는 것을 보고 다시 가방을 조사하려하자 가방을 버려둔 채 달아났다가 뒤쫓아간 세관원에게 붙잡혔다.
세관은 위 씨가 갖고 나가려던 돈의 출처, 사용목적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석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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