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파도에 휘말린 「스즈끼내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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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여름이 오면 겨울도 결코 멀지않다.
집권 10개월째에 들어선 일본 「스즈끼」(영목선행)내각은 「스즈끼」수상의 아세안 (동남아국가연합) 순방, 미·일정상회담 등으로 여름철에 접어들어 선듯했으나 「미· 일동맹관계」해석을 둘러싼 내각의 분열, 외상퇴임에 이어 이론바 「라이샤워·쇼크」까지 겹침으로써 벌써 겨울의 문턱인 10월에 들어선 느낌이다.
「오오히라」 (대평정방) 전수상의 세력을 업고 출범한「스즈끼」내각은 지금까지 이번에 사임한「이또」(이동정의)전외상, 재임 몇달만에 의료부정사건으로 퇴임한 전후생상「사이또·구니끼찌」 (재등방길), 그리고「다나까·로꾸스께」 (전중륙조) 통산상의 3명이 기둥이었다. 이「3본주」등 두기둥이 이미 무너졌고 「다나까」통산상도 얼마전부터 별도의 여단을 구성해 독립을 꾀하고 있다.
「스즈끼」수상이 창업공신인「이또」전외상을 친것은 「단순한 정책상의 이유」때문만은 아닌 것같다. 「이또」 전외상은 「오오히라」전수상 급사후「스즈끼」내각이 들어설때까지 수상직을 대항한 「스즈끼」 사단의 여단장이다. 그러나 그영향력은 여단장 실력을 넘는 사단장격.「스즈끼」수상의 입장으로서는 한 사단에 두사단장이 있을 수 없다,「이또」를 실력있는 자리에서 제거하겠다는 결심이었는지도 모른다. 이를테면 「스즈끼」 수상의 질투가 빚은 「스즈끼」 사단의 분열이다. 「스즈끼」수상이 기eof 언덕은 이제 혈맹관계랄수 있는「다나까」 (전중각영) 전수상 군단뿐이다.
「다나까」 군단은「스즈끼」수상의 본적(파벌역학상현주소는 「오오히라」 파, 본적은 「다나까」파라고 일컫고있음). 내우외환이 겹친 「스즈끼」 내각이 처음 맞는 이번 겨울을 무난히 넘길수 있느냐의 여부는 「다나까」 군단의 절대적인 지원여하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파벌 정치로 대변되는 일본정치는 각파벌 사단장의 양해없이는 수상자리를 지켜나가기 어렵다.
70년대이후 한수상이 2기중임 (1기는2년)한 예가 없다. 대부분의 수상이 임기종반부터 목에 힘이 들어가 각사단장에 질투를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스즈끼」 수상의 경우도 아세안 순방, 미일정상회담등을 치르면서 자중지난을 일으킬 정도로 다소 어깨가 으쓱했는지도모른다.
「다나까」 군단의 향배는 아직 판단하기가 이르지만 기타 「후꾸다」(복전규부) 전수상, 「고오모또」 (하본민부) 경제기획청장관, 「나까소네」(중음량강홍) 행정관리청장관등 자민당안의 사단장들이「스즈끼」수상에 반기를 둘 가능성은 자민당의 생리상 매우 높다. 이들 사단장들은「스즈끼」수상의「지도력」을 이유로 들어 자민당의 기수를 바꿈으로써 당을 구제하려고 꾀할지도 모른다 「스즈끼」 수상은 내년12월의 임기까지 수상직을 고수할수 있느냐는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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