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통 - 중앙회 의장 천관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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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민족의 통일을 위한 일이라면 민족성원의 한사람으로서 누구나가 맡겨진 일은 사양하거나 거부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입니다』 새로 발족된 민족통일중앙협의회 의장직을 맡은 천관우씨의 취임변이다.
지난 71년말 언론계를 떠난이후 10년을 야인으로 지내오면서 체체비판적인 입장을 취해왔던 천의장이 비록 민간단체지만 현실참여를 했다는데서 눈길이 쓸린다.
천씨가 의장에 선임된 것은 지난해 2월부터 통일원 고문직을 맡고 있는데다 평소통일문제에 관심이 깊어 「민족주체세력」 등 통일문제에 대한 저술활동이 활발했던 때문이다.
더우기 초당파적이고 범국민적인 단체여야할 이협의회의 이미지에 맞는 「얼굴」을 고르다 보니 천의장이 최적격 인물이라는 판단때문에 본인의 고사에도 불구하고 삼고초려끝에 승낙을 얻었다는 얘기다.
천의장은 오랜 언론계 활동후 10여년 동안 재야에 묻혀 있으면서도 직업을 물으면 역사가라고 대답할 정도로 국사연구에 많은 업적을 쌓은 중진학자다.
그의 의장직 수락도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한듯하다.
그는 자신의 입장에 대해 과거 박대통령시절에 장기집권의 폐단때문에 체제비판의 입장을 취했으나 이제는 그시대가 가고 새정부가 들어섰다는 상황의 변화와 통일이라는 민족의 소명에는 누구든 주어진 일을 감당해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이었다고 설명한다.
통일문제에 관한한 여·야가 있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즉 통일문제가 여니 야니하는 국내정치에 휘말려 들어서는 안된다는 소극적인 일면뿐 아니라 통일에 관한한 여·야를 망라한 모든 국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국논이 통일되고 국력이 한덩어리로 되는 적극적인 방향으로 승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역사가의 입장에서 그는 단열민족의 역사를 가진 우리가 단일성을 회복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타민족과의 경쟁에서 뒤지지 않고 우월하기 위해서도 통일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신념을 지니고 있다.
앞으로 협의회의 운영방향은 『국민들에게 통일의 이상과 의지를 심어주고 통일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것』이라고 했다.
특히 자유로운 토론을 통한 올바른 통일방향을 모색키 위해 세미나와 지역대회를 자주열고 통일문제를 다루는 간행물도 발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최근 서대문 로터리부근에 사무실을 갖고 국사에 관한 연구와 집필을 해왔으며 한국일보 고문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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