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宮서 100弗 지폐 6억弗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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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장악한 바그다드의 사담 후세인 대통령궁에서 1백달러짜리 지폐 6억5천6백만달러(약 8천억원)어치가 발견됐다.

19일자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바그다드의 한 대통령궁에서 18일 후세인 대통령의 측근이 숨긴 것으로 보이는 거액의 현찰이 무더기로 나와 현장에 있던 미군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18일 밤(바그다드 현지시간) 대통령궁에서 수색작업을 벌이던 한 미군 병사가 궁에 소속된 작은 건물에 들어갔다 우연히 벽에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을 보고 손을 뻗어 넣어보니 차가운 금속상자가 만져졌다. 상자는 모두 1백64개. 플라스틱 봉인을 뜯어보니 상자 하나당 빳빳한 1백달러짜리 신권 4백만장을 싼 비닐봉지가 나왔다.

연속번호가 매겨진 돈다발은 뉴욕.보스턴.필라델피아 연방은행에서 발행됐으며 함께 발견된 서류에는 이 돈이 요르단의 상업은행을 거쳐 이라크 은행으로 보내진 것으로 돼 있었다. 미군이 이 대통령궁을 장악한 것은 2주 전이다.

거액의 돈다발이 이곳에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바그다드 함락 당시 이라크 지도부가 얼마나 경황없이 피신했는지를 알 수 있다. 용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후세인이 정권유지를 위해 은닉한 재산 중 일부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군은 현장에서 다섯개의 상자를 열어 안에 든 돈을 확인한 뒤 즉각 3개의 군용트럭에 실어 바그다드 국제공항의 미군기지로 이송했다. 여기에는 중무장한 50여명의 군인이 동행했다.

지금까지 미군이 이라크 내에서 찾아내 관리하고 있는 달러는 모두 6억6천1백89만3천8백달러. 미군은 이 돈에 대해 "이라크 전후 복구사업에 사용될 수 있도록 새로 출범하는 이라크 정부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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