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소파·응접세트도 천갈이하면 새 맛|천의 종류와 값 등을 알아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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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주거양식의 변화로 양탄자나 의자·소파 등 응접세트를 쓰는 가구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 가구는 한번 더럼이 타면 집에서 쉽게 손질할 수 없어 새 가구와 바꾸는 예가 흔하다. 그러나 응접세트의 겉을 싼 가죽이나 천을 간단하게 갈아주는 업소가 생기고 양탄자나 소파를 세탁해 주는 곳이 있어 가구를 바꾸지 않고도 새 기분을 낼 수 있다.
소파 천갈이를 할 때는 우선 천을 선택해야 한다. 이때 염두에 두어야할 것은 거실 전체의 분위기와 천의 색깔이나 질감의 조화다. 너무 난잡한 무늬는 싫증이 쉬나므로 품위와 격조를 살릴 수 있는 단색계통이 바람직하다.
현재 소파용 천으로 사용되는 종류는 우단류·마직류·레더 등 세 가지로 약 20개 업체에서 생산하고 있다.
소파천 중 가장 고급으로 치는 것은 우단. 그 중에서도 무늬우단을 최고로 친다.
꽃 또는 줄무늬가 있는 우단은 한 마에 4천2백∼4천5백 원, 단색은 3천5백∼4천 원.
15개 중소업체가 생산하고 있는 마직류는 한 마에 1천7백 원에서 3천 원짜리까지 있어 차이가 큰데 우단과는 반대로 단색천이 더 비싸다.
레더는 럭키 사와 군소 업체에서 생산하고 있는데 1m에 2천 원으로 대 메이커 제품이 믿을만하다.
가정에서 주로 사용하는 5인용 1세트(3인용 소파1개, 1인용 소파 2개, 보조의자 2개)를 기준으로 중질제품을 사용할 경우 단색우단은 14만5천∼15만원, 마직은 11만5천∼12만원, 레더는 10만∼12만원 정도의 경비가 든다.
천갈이 업소에서는 마모된 스펀지나 스프링 받침대 등의 보수도 함께 해준다. 파손의 정도가 심하면 수선료를 따로 내야한다. 5인용 1세트에 스펀지 전체갈이에는 2만5천 원, 받침대 등 나무를 가는데는 3만원 정도가 든다.
의자를 뜯어 분해한 다음 천을 재단하여 새로 갈아 끼우고 조립하는 일련의 천갈이 과정을 거치는데 걸리는 시간은 3∼5시간 정도. 넉넉히 잡아 1주일이면 사용이 가능하다.
고급제품일 경우 3년에 1번 정도 천갈이를 해주면 되나 일반적으로 2년에 1번 꼴은 해주는 것이 좋다.
여느 물건이나 마찬가지로 소파 역시 평소 손질을 자주 해두는 것이 오래 쓸 수 있는 지름길이다.
수시로 먼지를 털어 내고 가끔 응달에 말려 습기가 차지 않도록 해야한다.
때 맞춰 세탁을 해주는 것도 좋다. 자주 할수록 좋기는 하지만 비용이 많이 나므로 6개월에 1번, 최소한 1년에 한번 정도는 반드시 세탁해 두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전문 클리닝업소에서는 2시간 정도면 사용할 수 있게 해주므로 그다지 큰 불편은 없다. 그러나 모처럼의 세탁을 기계장비를 갖추지 못한 일반세탁소에 말기면 물빨래를 해버려 오히려 쿠션으로 사용된 스펀지나 솜이 썩기 쉬운 결과를 빚게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현재 서울시내에 있는 소파 천갈이 업소는 줄잡아 50여 곳에 이른다. 주택가나 아파트단지 주변에 많이 있으며 대부분이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날림식 업소도 종종 있으므로 경험자의 소개를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요즘 시중에서 5인용 응접세트 1벌을 구입하려면 탁자를 빼고도 54만5천∼24만5천 원을 줘야한다. 고급 맞춤제품의 경우 1백만 원이 넘을 정도로 비싸다.
기존물품에 새 천으로 단장시킴으로써 새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이 천갈이는 새것 구입비용의 절반정도도 들지 않아 경제적이다. <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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