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한분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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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오랜 뜨거음 속에
뜨거운 큰 산속에
늘 살아 움직이는,
비늘을 세워
서걱이는
넋일레.
미쁜 씨앗이네,
영원을 불타는 핏줄
봄 사월 그리는 정
즈믄해도
하루인데
속깊이 도사려 사는
늘 잔잔한 모습
깨우쳐 가누는 마음
붉게
짙붉게 타는다.

<노트>
목숨이란 이토록 질긴 것일까. 온갖· 인고 속에서도 끊일 듯 이어오고 또 이어가는 우리들의 삶.
안으로는 늘 불덩이 같은 응어리를 빚으면서도 다시 피는 4월, 진달래 앞에서면, 연기 날듯 모든 것은 순간에 날아가고, 삶의 의지가 조금씩 샘솟는 것을 의식한다.
그래서 나는 진달래가 사랑스러운지도 모른다.

<약력>
▲충북음성출생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 졸업 ▲7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시조 『옥적』 당선 ▲79년 시집 『실내악을 위한 주제』 발간 ▲월간「한국문학」 취재부장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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