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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볼 10대 소녀들도 일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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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한국의 여고부 핸드볼 팀은 18개. 그들이 25일 열린 청소년올림픽에서 정상에 올랐다. [신화=뉴시스]

열두살 소년들이 리틀야구 월드시리즈를 제패한 데 이어 이번엔 열여덟 소녀들이 청소년올림픽 핸드볼 정상에 올랐다.

 한국 여자 청소년 핸드볼 대표팀은 25일 중국 난징에서 열린 2014 여름 청소년올림픽 결승에서 강호 러시아를 32-31로 누르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올림픽이라는 타이틀이 걸린 대회에서 한국이 정상을 밟은 건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이후 22년 만이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결승에서 덴마크 에 패해 은메달에 그친 선배들의 한도 풀어주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주최하는 청소년올림픽은 14~18세 청소년의 스포츠 제전으로 이번 대회가 2회째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러시아에 31-36으로 졌다. 결승전도 쉽지 않았다. 한국은 전반 17-14로 앞섰지만 후반들어 체력을 앞세운 러시아의 저돌적인 공격에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골키퍼 박조은(16·정신여고)이 무릎 타박상을 당하고도 일대일 위기에서 거듭 선방을 펼치며 승리를 지켜냈다. 강경민(18·인천비즈니스고)은 12골로 공격을 이끌었다. 김성은(17·인천비즈니스고)도 고비마다 6골을 보태며 승리를 도왔다. 오세일(47) 감독은 “러시아에 조별리그에서 패해 자신감이 떨어져 있지 않을까 우려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두 번 질 수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해 줬다”고 말했다.

 핸드볼은 축구나 농구에 비해 신체 접촉에 너그러운 편이다. 구기 종목이지만 격투기 못지 않게 몸싸움이 치열하다. 체격과 체력이 우세한 유럽이 국제 무대를 주름잡는 이유다. 하지만 최근 한국 핸드볼은 여자 주니어 대표팀의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남자 주니어 대표팀의 아시아선수권대회 준우승 등 경사가 이어지고 있다.

 한정규 대한핸드볼협회 회장직무대행은 “체격이 훨씬 큰 러시아 선수들을 상대로 어린 선수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 고맙다”며 “동생들이 잘 해준 만큼 맏형과 맏언니 격인 남녀 성인대표팀도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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