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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백억 투자 … 누가 맡을지 일부에선 "백선엽씨가 무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선인학원의 향방이 두 갈래로 좁혀졌다. 지금까지 국·공립이냐, 제3자 또는 기존 재단이 맡아 사립으로 존속시키느냐로 일반의 비상한 관심을 모아왔다.
그러나 이규호 문교부장관이 지난달 31일 『선인학원을 건전한 사학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이제는 기존재단 측인 백선엽씨가 말느냐, 아니면 제3자가 맡느냐는 문제로 좁혀진 것.
지난달 24일 국립화 쪽으로 기울었던 문교부가 1주일만인 31일 사립화로 다시 선회한 것은 ▲관료체제에 의한 선인학원 경영의 어려움 ▲다른 사학에 미칠 충격 등이 검토된 결과로 보인다.
그렇다면 앞으로 선인학원은 어느 사람의 손으로 넘어갈 것인가.
선인학원을 잘 아는 사람들은 현재의 우리나라 교육 여건이나 선인학원 자체의 형편으로 볼 때 학원 설립에 직접 관여했고 백인엽씨의 실형인 백선엽씨가 그대로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쏠리고 있다.
이는 백선엽씨의 성품이나 관리능력, 인간관계 등으로 미루어 선인학원의 상처를 가장 빠른 시일 안에 아물게 할 수 있고 설립의 뜻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기존재단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제3자가 맡는다면 적어도 연간 1백억원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 사학운영자나 관계자들의 추정이다.
이처럼 매년 1백억원 이상을 투자하면서까지 이 학원을 맡겠다고 선뜻 나설 사람도 찾기 어렵거니와 설사 맡는다 하더라도 1천여명의 교직원 및 3만 5천여명의 학생들을 단 시일 안에 마찰 없이 제대로 이끌어 나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 주위 사람들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 현승종 박사는(전 성대 총장) 『설립자의 잘못은 사회의 비난을 받아 마땅하지만 설립자의 뜻은 사회발전을 위해 최대한 존중돼야 한다』며 기존 재단이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을 비쳤다.
이종영 교수(연대)도 같은 의견이다. 『사학은 설립자의 뜻이 반영되지 않으면 준공립으로 되고 설자리가 없어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권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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