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를 맹방으로 취급"-소 「주간문예」수난 잇달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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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소련의 대표문학지 「주간문예」가 잇단 스케치사건으로 큰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스라엘」의 다윗 별이 버젓이 스케치 속에 등장되는가하면 또 다른 스케치에선 비동맹의 유고를 맹방으로 등장시켰다가 거센 반발을 받고있다.
서방세계에서 볼 때 『「모스크바」의 저항』으로 확대 해석할 수도 있는 이 사건은 「주간문예」금년 제1호에 게재된 「별세계로 의 전진」이란 스케치에서 비롯됐다.
「폴란드」여류도안사 작품인 이 「별세계로의 전진」은 소련국기 속의 5각형 별 대신 엉뚱하게도 「이스라엘」계에서 사용되는 6각형의 「다윗」별을 그려 문제가 된 것.
공산주의의 심장에서, 더구나 소련이 자랑하는 「주간문예」에 다윗 별이 등장한 것인 만큼 문제가 간단할 수는 없다.
일반독자 및 공산주의자들은 「시오니스트」들이 언제 「모스크바」까지 점령했느냐고 맹반발, 이 편집책임자의 처벌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 같은 거센 반발로 「주간문예」편집국 당 위원회를 소집, 이른바 「자가비판문」을 채택하지 않을 수 없는 곤욕을 치렀다.
일단 고비를 넘긴 이 「주간문예」는 그러나 다윗 별의 후유증이 채 가시기도전인 지난 3월의 제8호에서 「유고」국기사건을 맞아 또 다시 수난을 겪었다.
「몰다브」의 디자이너가 제26차 소련전당대회 기념으로 그린 맹방 스케치에 엉뚱하게도 비동맹의 「유고」국기가 등장, 문제를 야기했다.
「티토」이후 비동맹주의의 효시로 생각하고 있는 「유고」가 가만있을 수는 없다. 강력한 항의문을 보내며 정정을 요구했다. 더구나 공개사과하지 않을 경우 문학을 통한 대소공격도 불사하겠다고 나서 「주간문예」의 입장은 엎친 데 덮친 격.
사건의 주인공인 「주간문예」는 두 가지 사건 모두 단순한「실수] 라고 변명했다. 그러나 서방측은 출판검열이 완벽한 소련에 「실수」가 있을 수 없다면서 「주간문예」내부의 저항세력이 빚은 「고의실수」가 아니겠느냐는 판단이다. 【본=이근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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