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병인(39)-류머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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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요즘에 와서 「류머티」성 병은 아주 흔해져서 40세 이상의 사람 중 남자에게서는 10명중 1명 꼴, 여자에게서는 6∼7명중 1명 꼴로 이 병 때문에 고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류머티」성 병이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하필이면 우리 몸이 움직이게 되는 부분에 병이 생겨 통증이 오고 결과적으로는 마음대로 몸을 쓸 수 없이 된다는 점이다.
이런 「류머티」성 병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교원병의 원인이 자가면역의 결과로 밝혀지고 있다는 얘기는 이미 언급했지만 거기에도 여러 가지 학설이 있어 아직 딱 떨어지는 결론은 나오지 않고 있다.
여러 가지 학설을 보면, 첫째는 우리 몸에서 항체를 생산해내는 세포가 자기 몸을 구성하는 성분과 몸밖에서 들어온 이물을 구별하는 기능을 상실한 상태로 보는 것이다. 그래서 전혀 필요도 없는 항체를 만들어 이것이 오히려 관절조직에 병을 일으키고 통증을 만드는 것이다. 말하자면 방에 아무도 침입하지 않았는데도 착각하고 칼을 휘두르다 자신의 몸이나 가족에게 상처를 입히는 것과 비슷하다.
두번째는 자외선이나 고열, 또는 다른 독소 같은 것에 의해 몸의 성분중 일부가 변질되어 이종이 된다는 주장이다.
몸의 구성성분이 변질되면 항체를 만드는 세포는 즉각 이것에 대응하는 항체를 만들어 내는데 이것이 변질된 것이나 변질되지 않은 구성분이 나를 가리지 않고 작용하여 염증을 만든다는 것이다.
이것은 옆집 사람이 착각으로 집에 들어왔을 때 이를 물리치느라고 칼을 휘둘러 가족에게 상처를 입히는 것 쫌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어떤 침입물질(항원)에 대해 합체가 만들어지면, 이것이 선체의 다른 기관에서는 침입물질과 비슷한 역할을 해서 자가면역현상이 일어난다는 학설도 있다.
이 학설은 후유증으로 심장판막 이상을 자주 가져오는 「류머티」열을 설명하기 쉬운데 몸 속에 병원균이 들어오면 이것을 물리치기 위한 항체가 만들어져 균을 물리치게 된다. 그런데 이런 목적으로 만들어진 항체가 병원균의 다른 성질과 함께 심장으로 가면 심장은 이것을 모두 외부 침입자로 보고 자가항체를 만들어 심장에 병변을 일으키게 된다.
자가면역으로 생기는 교원병에는 홍반성 「루프스」·다발성 동맥염·피부근염·「류머티」상 관절염·「류머티」열등이 대표적인데 이들 병들은 서로간에 가까운 관계를 유지, 경계선이 확실치 않다.
예를 들면 「류머티」성 관절염환자가 몇 년이 지나면 홍반성 「루프스」의 전 증상을 보이기도 하고, 피부근염이 경피증과 구분할 수 없는 정도로 되는 예도 있다.
때로는 경피증이 홍반성 「루프스」로 이항되는 경우도 있고, 가끔은 「류머티」성 관절염이 피부근염으로 이항되는 수도 있다.
교원병은 가벼운 관절염을 동반하는 전신장기의 혈관염이라 할 수 있는데 우리가 흔히 말하는 관절염이나 관절기능장해는 좁은 의미의 「류머티스」를 의미한다. 【김동집<성모병원 내과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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