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문석씨 해외서 귀국 안해…전대월씨는 잠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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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 철도청 왕영용 사업개발본부장, 한국크루드오일 허문석 대표, 전대월 하이앤드 대표의 말이 자꾸 달라지고, 이들 중 일부는 갑자기 잠적하는 일까지 벌어져 의혹을 사고 있다.

◆이광재 의원=이 의원은 지난달 30일 이번 사건이 처음으로 언론에 보도된 직후 "이번 사안에 대해 일절 관여한 바 없다"면서 해당 언론사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그러다 파문이 확대된 4일이 돼서야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전씨에게 허씨의 전화번호를 주면서 만나보라고 했다"고, 보다 진전된 사실을 공개했다.

◆왕영용 본부장=왕 본부장은 2월 말의 감사원 조사 과정에서 진술을 여러 차례 번복했다. 처음엔 완강하게 "내가 다 했다"고 진술했다가 막판에 "윗선에 보고했다"고 바꿨다는 것이 감사원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는 8일 러시아에서 유전 개발 사업 반환금 협상을 마치고 입국하면서 "김 차관. 신 사장은 (내용을)잘 모른다. 내가 사업을 제안하고 처리했다"고 다시 말을 뒤집었다. 입국 뒤 곧바로 감사원으로 가 조사를 받으면서도 같은 진술을 했다고 한다.

◆허문석 대표=민간 지분 인수 당시 철도재단 이사장(신광순)의 위임장을 위조한 박모 철도재단 사업본부장은 "왕 본부장이 허 박사에게 사업 추진 과정에서의 중요 사실을 보고하고 승낙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왕 본부장과 함께 이광재 의원을 찾아가 유전 개발 사업에 자금 지원을 부탁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느닷없이 감사원 조사를 앞둔 4일 인도네시아로 출국했다. 이후 허 박사는 감사원에 "10일 귀국하겠다"고 했지만 돌아오지 않았다. 허문석씨의 부인 허모씨는 이날 중앙일보와 단독인터뷰에서 "사업 일이 끝나지 않아 며칠 늦을 것이라는 전화를 최근 해왔다"고 밝혔다.

◆전대월 대표=전씨는 이 사건이 불거지면서 취재진에게 "감사원에 가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 공언했다. "14일께 갈 것"이라고 날짜까지 밝혔다. 그러나 경찰이 부정수표법 위반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서자 잠적했다.

김기찬.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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