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신문 발행 안합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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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경찰이 경찰청 부속기관 행세를 하는 사이비 언론사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경찰신문' '경찰○○신문'이라는 제호를 사용하는 일부 신문 종사자가 경찰과의 관계를 사칭하거나 경찰 고위 간부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각종 비리를 저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10일 영세사업자들을 폭행.감금하고 상습적으로 돈을 뜯은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서울경찰신문사' 대표 김모(54)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S상사라는 유령회사를 세운 뒤 정모(48)씨 등에게 이 회사 명의의 어음을 빌려주고 사용료.이자를 갚으라며 정씨 등을 감금하고 폭행한 혐의다. 이들은 정씨 등이 이자를 제때 지급하지 않자 "경찰청장이 뒤를 봐주고 있기 때문에 한두 명을 죽여도 검거되지 않는다"는 식으로 경찰 고위 간부와의 친분을 과시하면서 정씨 등을 위협해 1억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았다.

문화관광부에 따르면 '경찰''검경' 등 경찰을 연상시키는 단어를 제호로 사용한 간행물은 50여 개로, 등록하지 않고 영업을 하고 있는 사이비 언론사까지 합치면 전국적으로 수백여 곳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에서 대외적으로 발행하는 신문은 단 한 개도 없기 때문에 시민들의 주의를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손해용.강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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